세상사는 이야기

지하철 금속 좌석,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루터기 나무 2006. 12. 2. 12:29
 

 

쿠션으로 된 지하철 좌석(좌)과 스테인레스 좌석(우)  ⓒ 윤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의 좌석이 알루미늄 등 금속의 불연성 소재로 바뀌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지하철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하고 확실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알루미늄 소재 좌석이 안전성 면에서는 완벽하지만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전철은 딱딱해서 엉덩이와 등이 아프고 자꾸 미끄러져 내립니다. 히터 작동이 잘 안 될 때는 무척 차갑습니다. 반면 뜨거울 때는 무척 뜨겁습니다. 특히 엉덩이에 살이 없는 사람들은 불편함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단거리를 이동하는 승객들이야 큰 불편이 없겠지만 수원, 인천, 안산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장거리 승객들은 다릅니다. 지하철은 단순한 이동 수단뿐 아니라 출퇴근 길에 피곤한 몸을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속성 소재로 바뀌고 있는 지금 딱딱한 좌석에서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금속성 소재의 좌석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관상 깔끔해 보이고 먼지가 적은 것은 장점입니다. 이와 함께 청소하는데도 기존 좌석과 비교해 훨씬 수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인한 불편사항이 승객들로서는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난 윤종욱씨(64)는 "장거리를 가는 일이 거의 없어 불편함은 잘 못 느꼈지만 노인들이 상당히 불편해하는 걸 봤다"며 "출퇴근 시간 때 땀범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센서를 이용한 자동 냉난방 작동이 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금속 좌석이 불편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대구 참사와 지난해 1월 7호선 방화사건 때문에 불연재를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승객들의불편이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우선 노약자석이라도 불편이 덜한 소재로 보완하려고 검토 중인데 이렇게 되면 천 소재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어려운 문제"라며 애로사항을 털어놓았습니다.


한편 부산지하철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속 좌석의 불편함 때문에 부산지하철은 방염 처리된 쿠션소재로 바꾸고 있는데 전체 776량의 열차 중 아직 교체 못 한 168량은 6월까지 모두 방염 처리된 쿠션 소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 소재는 전혀 불에 타지 않는다"며 "휘발유나 시너 등 특수 화학물질로 불을 붙일 경우 그 화학물질이 뿌려진 부위만 불에 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수도권 지하철과 부산 지하철은 승객의 안전을 생각하는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안전에 대한 회사 운영체계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여하튼 안전문제와 경제논리가 복잡 미묘하게 얽혀 있는 지하철 교체 좌석. 이 속에서 안전이 우선이냐, 편의가 우선이냐 하는 논란은 계속될 것입니다.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안전과 편의성을 확보할 것이냐, 아니면 비용을 덜 들이고 편의성보다 안전성에 우선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지하철 딱딱한 좌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전성은 높아지고 편의성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안전성은 유지하되 편의성을 높일 방안은 없을까요. 미디어다음 블로거 및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