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뉴스

생활보호 대상자 넝마 할아버지...알고보니

그루터기 나무 2006. 9. 22. 19:39
 

22일 아침 10시경, 성남 모 지하철 역에 들어서려는데 누군가 돗자리에 꽁꽁 싸맨 상태로 길가에 누워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분명 사람같은데 미동도 않는 돗자리속의 사람.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다가가보니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한분이 꼼짝도 않고 그 속에 누워계셨습니다. 정말 무슨 일이 난게 아닐까?


“할아버지,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약주를 약간 드신 듯한 할아버지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아이구, 다행이다. 혹시나 했는데….”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이 근처에서 종이상자 등 폐품을 모으는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주로 밤 늦게나 동이 틀 무렵 새벽에 일을 하시는데, 너무 피곤하셔서 그렇게 주무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남들이 폐품 주워가기 전에 새벽부터 일을 하시느라 더 피곤하신 겁니다. 날이 제법 서늘한데,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됐습니다.


할아버지 연세는 67세, 지○○ 할아버지였습니다. 국민기초수급생활대상자로 약간의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시는 할아버지에게는 남매의 자식들이 있는데 모두 출가해 지방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벌목 일을 17년 하셨다는 할아버지는 벌목일로 자녀들을 키우고 집도 사주고 하셨답니다. 그런데 정작 할아버지는 이렇게 어렵게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폐지 1kg에 30원. 수레에 실린 양을 보니 대략 50kg, 고작해야 1500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할아버지는 성남시 자원봉사단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보육원 같은데서 봉사일을 하시고 약간의 기부도 하신다고 했습니다. 자원봉사단 옷이 따로 있는데, 입지 않았을 뿐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생활이 이렇게 어려운데 그 와중에 남 돕는일을 게을리하지 않으신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그런데 자식들은 이 일을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합니다. 알면 좋아할 리 없겠지요. 제가 보기엔 이렇습니다.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혼자 생활하시는 할아버지. 보조금이 얼마 되진 않지만 술, 담배 사 잡숫고 그냥 생활은 하실만한데, 집에 가만 계시려니 좀이 쑤시고 해서 이 폐품 모으는 일을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평생을 일해오셨는데, 가만히 들어앉아 계시면 병나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일하시는 것도 좋고 봉사활동도 좋고 정말 좋은데요, 추운데서 그렇게 주무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는 할아버지 ⓒ 윤태

 

 

왜 저렇게 누워 계실까? ⓒ 윤태

 

 

 

모습이 보이네요 ⓒ 윤태

 

 

무척 피곤하신가봅니다. ⓒ 윤태

 

 

 

kg 당 30원인 폐지 ⓒ 윤태

 

 

그렇게 힘겨운 생활을 하고 게셨군요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