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뉴스

서울-충주간 짐수레 달린 자전거 타고 달린다

그루터기 나무 2006. 9. 21. 15:00
 

혹시 서울 시내나 서울-충북 충주간 국도 또는 지방도로에서 아래와 같은 분 보신적이 있나요? 우선 그 사람의 인상착의나 특징을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는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안장 위에는 자신의 미니홈피 주소와 인터넷 까페 주소가 적혀 있는 깃발이 꽂혀 있고 자전거 뒤에 수레를 달고 다닙니다. 수레에 담긴 짐의 무게는 대략 30-50kg, 주로 책이 많습니다. 형색을 보면 수레에 라면, 남비, 쌀 등 취사도구와 식량이 들어있을 법 하지만 내용물은 거의 책 입니다.

 

머리에는 빨간 띠를 두르고 있고 모자는 쓰지 않습니다. 신발은 검정 고무신이며 복장은 검은색 반바지를 입습니다. 머리는 마치 락 음악을 하는 사람처럼 길고 꾸불꾸불하며 얼굴은 호남형입니다. 수염을 길게 기르고 다니는데 종종 깎아내기도 합니다.


충주가 집인데 일주일에 한번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물론 자전거 뒤 수레에는 책을 비롯해 무거운 짐들이 가득할때가 많습니다. 서울-충주간 거리는 140km, 그냥 자전거만 타고 가도 힘들 텐데, 그는 수레까지 매달고 일주일에 한번씩 왕복 출퇴근을 합니다.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9시간. 언덕길에서도 내리지 않고 페달을 밟고 올라간다는 그의 허벅지는 근육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최종규(32세)입니다. 이름보다는 ‘함께 살기 최종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그 입니다. 그는 서울의 헌책방은 빠짐없이 탐방해 그곳 정보와 헌 책방에 얽힌 사연을 900쪽 분량의 책으로 풀어낸 사람이기도 합니다. 책 이름은 ‘모든 책은 헌책이다, 헌책방에서 보낸 1년(2004년, 2006년-890여쪽)’입니다. 헌책방 탐방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것도 수레 달린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말이지요.


사실 최종규 씨는 유명한 사람입니다. 유명 일간지 여러곳에 인터뷰를 비롯해 각종 텔레비전 방송에도 많이 출연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에 그의 이름(최종규의 함께살기)만 치면 각종 뉴스보도 등의 자료가 쭉쭉 나옵니다. 헌책방과 헌책에 정보라면 그가 우리나라에서 제 1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의 관심은 비단 헌책방만이 아닙니다. 우리말의 소중함을 바르게 알고 쓰자는 의미에서 국어사전 편찬에도 참여한바 있습니다. 자전거 꼭대기에 매달고 다니는 미니홈피와 블로그 주소는 자신을 홍보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도서’에 있어 후진국이라고 평하고 있는 그는 좋은 책을 많이 접하고 헌책 속에서 진정한 진리와 지식을 찾을 수 있으며 우리말 사랑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 험한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9월 21일 지인의 집에서 묵으며 이러한 일을 하는 그, 마침 자전거를 타고 충북 충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을 담아봤습니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헌책방을 사랑하는 그의 용기있는 행동에, 그러나 어찌보면 처절하기까지 한 그의 도전에 힘찬 박수를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싸이주소와 까페 주소. 개인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공익 차원이지요. 그런데 cyworld 철자가 틀렸네요. 'cywld'가 아니라 'cyworld'가 맞겠지요. 자전거 타고 늘 정신없이 다니다보니 깜빡 잊고 'OR'자를 빼 먹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래 댓글을 보니 or를 일부러 빼고 줄여 쓴다 의견도 있네요ⓒ 윤태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라 분실되면 안되기에 이렇게 바퀴를 빼 집안에 보관합니다.중고자전거를 구입했는데, 가격이 꽤 나갑니다. 자전거 도둑이 극성인 요즘, 저렇게 앞바퀴를 빼 놓으면 밤손님이 자전거를 훔쳐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또한 조립이 워낙 간단해 자물쇠를 채우는 시간이나 바퀴를 빼는 시간이나 똑같습니다. 확실히 자전거를 지키는 방법이죠 ⓒ 윤태

 

 

자전거가 꽤 복잡하지요. 장거리를 운행하는 만큼 여러가지 부착물이 있습니다 ⓒ 윤태

 

 

자전거 뒤에 매달고 다니는 수레, 들어보니 무게가 꽤 나갑니다. ⓒ 윤태

 

 

서울 지인 집에서 충북 충주에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는 최종규 씨. ⓒ 윤태

 

 

앞바퀴를 포함한 모든 짐이 내려왔습니다. ⓒ 윤태

 

 

고무신이 편하다고 합니다. 땀 나면 불편할 것 같은데 그에겐 그렇지 않은가봅니다. ⓒ 윤태

 

 

짐수레를 끌어내고 있는 최종규 씨 ⓒ 윤태

 

 

 자전거수레에 짐을 싣고 있는 그, 물병도 보입니다 ⓒ 윤태

 

 

가까이서 보니 주로 책이 많습니다 ⓒ 윤태

 

 

카메라도 보입니다, 짐은 대부분 무게 나가는 책입니다. ⓒ 윤태

 

 

눈에 자꾸만 보이는 검정 고무신, 정말 편할까요? 저도 신어봤습니다만 자전거 탈땐 편할 것 같았습니다. 운동화나 구두처럼 두껍지 않아 감각이 살아난다고 해야하나요? ⓒ 윤태

 

 

유일한 교통수단, 손대면 안됩니다. ⓒ 윤태

 

 

분리한 앞바퀴를 결합해야 합니다. ⓒ 윤태

 

 

이번엔 뒤 짐수레를 부착합니다. ⓒ 윤태

 

 

 붉은 색 머리띠를 두르고 짐수레를 부착중인 최종규씨. ⓒ 윤태

 

 

앞바퀴를 부착하고 있는 그, 금세 결합됩니다. ⓒ 윤태

 

 

출발 전 자전거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 윤태

 

 

드디어 조립이 됐습니다. 출발 준비 완료입니다. ⓒ 윤태

 

 

바퀴 구조가 일반 자전거와는 좀 다르지요. ⓒ 윤태

 

 

출발 직전 모습입니다. ⓒ 윤태

 

 

이제 출발해 볼까요? ⓒ 윤태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힘이 무척 들어 보입니다. 어휴~~ ⓒ 윤태

 

 

힘들지만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한 듯 합니다 ⓒ 윤태

 

 

언덕길을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내리막길입니다. ⓒ 윤태

 

 

충주까지 무탈하게 잘 내려가시길.. 내려가도 곧 올라올텐데요 뭐. 정말 힘이 많이 들어 보이네요. 화이팅 입니다. 최종규씨ⓒ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