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뉴스

이 사람이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

그루터기 나무 2006. 9. 16. 13:07
 

어제 강남에서 지인 김아무개를 만났다. 인터넷 상에서 그의 아이디는 ‘의지의 김대빵’이다. 경호원 일을 하는 김대빵은 지난 해 여름부터 올 4월까지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근무하면서 대박을 노렸다. 월드컵 응원전 준비하고 회사에서 낸 음반에 대해 투자를 받아 판로를 개척하려고 노력했다.


오갈 집이 없었던 그는 사무실에서 먹고 바닥에서 자며 그 기획에 혼신을 다했다. 하지만 일은 쉽지 않았다. 투자자도 나타나지 않았고 월드컵 응원전도 깨져버렸다. 이러는 동안 회사는 더욱더 어려움에 빠져 전기와 가스가 끊겨버리고 하루 한끼 라면 정도로 간신히 연명하며 밤에는 추위에 떨며 암담한 생활을 해야만 했던 그.


준비되지 않은 계획들,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였지만 당시 그는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밀어붙이던 그가 전기와 가스가 끊겨 아직 서늘한 3월 밤 컴컴한 사무실 바닥에 혼자 누워 어떤 생각을 했을까. 스스로 한심했다고 내게 고백했다.


그런데 어제 만난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술, 담배, 사람만나는거 좋아하던 그. 술, 담배는 아예 끊어 버리고 사람들도 일절 만나지 않았다. 앞 주머니에 소시지를 넣고 다니며 담배 생각이 나면 소시지 냄새를 맡으며 참고 있다고 한다. 하루 12시간 일 하고 토,일요일도 근무한단다. 추석연휴 단 하루도 못 쉬고 일을 해야하는 그다. 경호일을 하다보니 서서 근무할 때가 많아 발바닥과 다리는 늘 부어있단다.


새벽 다섯시에 출근해 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니 그 피곤이 오죽하겠는가. 어제 나를 만나면서도 그의 눈은 이미 반쯤 감겨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오래토록 나누고 싶어도 미안해서 오래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그는 비로소 ‘의지의 김대빵’이라는 별명을 되찾은 것 같다. 10원 한 푼 허투루 쓰지 않고 억척같이 모아 앞으로 두세달 이내 새로운 일(경호 관련 일)을 시작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그.


술, 담배 좋아하고 사람만나는거 좋아했던 여러분들! 그런 것들 한꺼번에 다 끊어버리고 오직 한가지 목표를 위해 새벽부터 밤중까지 일 할수 있습니까? 아니, 그게 쉽습니까? 솔직히 어렵지요. 보통의 의지가 아니면 청산하기 힘든 것들이지요.


그와 식사를 마치고 강남 한복판 거리를 걸어가는데, 간판, 네온싸인이 눈에 부실 정도다. 흥청망청, 한 몫 잡겠다고, 좋은 말로 살아보겠다고 거리를 수놓은 불빛들속에서 어쩌면 그의 모습은 처량하게까지 보였다.


그는 말했다.


“뭔가 대박을 터트릴일이 아니라면, 나처럼 무식하면 발로 뛰어서 버는 수 밖에 없다”고


의지의 김대빵! 나보다 두 살 어린 젊은 친구지만 나는 믿는다.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말이다. 김대빵 같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 그러한 노력을 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이 나라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성공을 하는 걸까?


돈 가진 자들이 더 많은 돈을 불리고 성공하는게 일반적이라면, 돈 없고 발바닥으로 뛰어다니는 당신, 의지의 김대빵, 당신의 성공은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다.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