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서는 대한민국

축산 농민 3번째 자살

그루터기 나무 2008. 5. 9. 23:32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따른 산지 소값 하락으로 괴로워하던 축산 농민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또 자살했다. 5월 들어 세 번째이다. 5월 2일 평택에서 음독 자살 축산농민, 5일 전남 함평 축산농민 자살에 이어 8일에는 전남 영광에서 역시 축산농민이축사에 목을 매 자살했다. 특히 지난 5일 함평 축산농민은 아내와 두 자녀까지도 저세상으로 데려가려고 농사용 둔기를 가족들에게 휘두르기도 했다.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일주일동안 세명의 축산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격 폭락 출하못한 소, 먹이 대폭 줄여가며 연명, 배고프다 아우성..

우리 집도 소를 많이 키운다. 본전도 못받는 소값에 사료값은 엄청 올라 다 큰소 출하도 못하고 사료 양을 하루에 두끼로 줄였다. 어제 시골 어머니와 통화하니 소들이 배가 고파 울고 소리지르고 앞발을 구유에 올려놓고 난리를 피운다고 한다. 배가 고파서하는 행동들이다. 너대섯마리 키우는 옆집은 사료는 주는 둥 마는 둥 하고 들판과 논둑의 풀을 베다가 소들을 연명하고 있다고 한다. 시골 어머니께서 전하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축산 농민의 자살이 남의 일이 아니다. 2년 소 먹여 팔아도 본전은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으니...직장인으로 치면 2년 동안 회사 생활해서 10원도 못 벌고 오히려 회사에 돈만 갖다 줬다고 가정한하면 심정이 어떨까? 2년 동안 말이다.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정부 정치적 논란 휩싸여 피해 축산농민들 안중에 없어..

 

정부는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피해 축산 농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앞으로 몇 명이 더 죽어나가야 축산 농민, 피해 농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것인가.

 

지난 주에 본 MBC <이산>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밭에서 면화를 불 태우고 있는 백성들을 본 정조(이산)가 신하로 하여금 그 이유를 묻자, 중국에서 들여온 값싼 면화 때문에 가격이 폭락해 태우는 것이라고 했지요. 정조가 어찌 그럴 수가 있냐고 묻자, 신하는 "면화를 키우는 백성들에게는 안 된 일이오나 많은 도성 사람들에게는 값싼 면화를 이용할 수 있어 좋은 면이 더 많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정조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면화를 재배하며 먹고 사는 백성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그 수가 소수라 해도….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토록 하시오."

 

그 장면 보면서 <이산> 정조대왕이 어찌나 존경스러워 보였던지....대한민국 지금의 대통령과 오버랩되면서....

 

Daum 블로거뉴스
공감하시면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