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뉴스

보따리 풀어보니 만원짜리가 주르륵

그루터기 나무 2007. 11. 25. 13:16

 

시골에서 김장을 하고 오늘(25일) 12시 성남에 도착했습니다. 여섯집 김장 200포기 넘게 했으니 결코 적지 않은 양입니다. 연세는 66세지만 얼굴이나 몸의 기능으로 볼 때 여든은 넘는 우리 어머니 고생 많으셨지요. 새벽 4시부터 일어나셔서 자식들 가져갈 것 이것저것 챙기시는 어머니....도회지에서 직장다니고 시골이 고향인 분들은 늘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김치를 비롯해 이것저것 얼마나 많이 실었는지 차가 뒤뚱뒤뚱, 밟아도 밟아도 속도는 느껴지지 않고 육중한 무게감만 감도는 자동차. 자식들 차가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작은 점이 되어 뒷마당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 어머니를 멀리하고 도시의 일상으로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김치 냉장고에 김치 넣고, 베란다에 갈 것, 옥상에 올라갈 것 등등을 분류하며 짐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래기국 끓여먹으려고 가져온 무청(무잎파리)보자기를 푸는 순간, 앗! 시퍼런 무청과 함께 드러난 시퍼런 배춧잎 다섯장.... 만원짜리 다섯장이 무청속에 끼어 있었습니다.

시골을 떠나오기 바로 직전 아내가 어머니께 용돈 10만원을 드렸는데, 어머니께서는 무청속에 5만원을 되돌려 보내신 겁니다. 아, 이번이 몇번째인가? 한번은 손자 호주머니속에 10만원을, 또 한번은 아내 가방속에 드렸던 돈 10만원을 몰래 넣어 돌려주셨습니다. 그냥 돌려주시면 안받을 걸 뻔히 알고 계시기에....

무청과 뒤섞인 돈을 보며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바로 전화를 드려 잘 도착했음과 동시에 왜 그러셨냐고 묻자...

"니덜이나 잘 살어. 니덜도 힘들게 살면서 무슨 용돈을 주고 그랴. 지금은 에미 돈 필요 없응깨, 나중에 돈 많이 벌고 에미 더 늙거덩 용돈 줘도 뎌..."

어째 이런일이... 한 두번도 아니고 이번이 세번째라니...게다가 더 늙으면 용돈을 달라하시니...지금도 80은 훨씬 넘어보이는 얼굴과 몸 상태인데...우리 어머니도 참내~~~

 

 

 

무청에 섞여 있는 1만원리 지페 다섯장, 왜 이리 찡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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