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임신중인 아내, 아침일찍부터 첫째아이 머리 공짜로 깎인다고 미장원엘 가더니(약 30초 간에 걸쳐 앞머리만 자르기 때문에 공짜!) 빨리 미장원으로 오라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뭐 가져갈게 있다고 무거우니 빨리 오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가봤더니 아내는 머리를 하러 온 다른 아주머니들과 금세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중 한분이 필요없는 아기요람를 준다고 해서 아내는 신이난 것입니다.
내년 4월에 둘째 태어나니 필요하기도 했고 세살난 첫째아이한테도 이 요람이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집으로 들고와 요람의 전기코드를 꽃으니 음악이 나오면서 앞뒤로 흔들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내와 저는 신기했죠. 첫째 아이한테 이런 요람을 사 준적이 없으니까요. 순전히 안아서 키웠지요.
아내는 요람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물수건으로 닦고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하기를 벌써 두시간째. 아내 성격이 이렇게 꼼꼼합니다. 둘째 임신으로 배가 제법 나와 불편한데도 공짜로 얻어온 요람을 쓸 생각에 신이 난 모양입니다.
드디어 청소 완료, 사람을 직접 누이고 시험가동을 할 시간, 역시 첫째 녀석 새롬이가 요람에 누웠습니다. 음악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앞뒤로 흔들흔들. 처음 타보는 요람인지라 첫째녀석은 마냥 신기해 했습니다.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진작에 이런 것 사주지 못한 게 안타까웠습니다. 늘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마음에 몸으로 때울수 있는 건 몸으로 때웠습니다.
여하튼 공짜로 들어온 중고 요람은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 첫째녀석 장난감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요람속에 누워서 좋아라 하고 있는 첫째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표정을 보니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 큰 기쁨과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아내모습에 저 또한 흐믓해졌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물건도 아닌 쓰던 요람일뿐인데 우리 가족 모두가 이렇게까지 기쁠 수 있다는 거, 이것이 바로 행복 아닐까요?
요람 주신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요람을 주신게 아니라 큰 행복을 주신거에요. 소박하지만 큰 행복을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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