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뉴스

공짜 물건 생기고 보니..

그루터기 나무 2007. 11. 17. 14:42
요람 하나 사준적 없는 첫째 아이...둘째 임신중에우연히 공짜 요람이 들어오다


둘째를 임신중인 아내, 아침일찍부터 첫째아이 머리 공짜로 깎인다고 미장원엘 가더니(약 30초 간에 걸쳐 앞머리만 자르기 때문에 공짜!) 빨리 미장원으로 오라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뭐 가져갈게 있다고 무거우니 빨리 오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가봤더니 아내는 머리를 하러 온 다른 아주머니들과 금세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중 한분이 필요없는 아기요람를 준다고 해서 아내는 신이난 것입니다.


내년 4월에 둘째 태어나니 필요하기도 했고 세살난 첫째아이한테도 이 요람이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집으로 들고와 요람의 전기코드를 꽃으니 음악이 나오면서 앞뒤로 흔들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내와 저는 신기했죠. 첫째 아이한테 이런 요람을 사 준적이 없으니까요. 순전히 안아서 키웠지요.


아내는 요람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물수건으로 닦고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하기를 벌써 두시간째. 아내 성격이 이렇게 꼼꼼합니다. 둘째 임신으로 배가 제법 나와 불편한데도 공짜로 얻어온 요람을 쓸 생각에 신이 난 모양입니다.


드디어 청소 완료, 사람을 직접 누이고 시험가동을 할 시간, 역시 첫째 녀석 새롬이가 요람에 누웠습니다. 음악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앞뒤로 흔들흔들. 처음 타보는 요람인지라 첫째녀석은 마냥 신기해 했습니다.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진작에 이런 것 사주지 못한 게 안타까웠습니다. 늘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마음에 몸으로 때울수 있는 건 몸으로 때웠습니다.


 


여하튼 공짜로 들어온 중고 요람은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 첫째녀석 장난감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요람속에 누워서 좋아라 하고 있는 첫째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표정을 보니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 큰 기쁨과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아내모습에 저 또한 흐믓해졌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물건도 아닌 쓰던 요람일뿐인데 우리 가족 모두가 이렇게까지 기쁠 수 있다는 거, 이것이 바로 행복 아닐까요?


요람 주신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요람을 주신게 아니라 큰 행복을 주신거에요. 소박하지만 큰 행복을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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