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피로회복”은 틀린 말입니다

그루터기 나무 2007. 10. 25. 07:57

우리는 언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매스미디어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말 즉 언어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방송, 인터넷, 출판물, 인쇄물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주고 받는 말과 글을 가만히 보며 듣고 있노라면 상당히 많은 언어가 잘못 통용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TV 방송이나 인터넷 등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언어들은 대중들을 잘못된 언어습관으로 이끌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다”인데 “담배를 피다”로, “삼가다”를 “삼가하다”, “야반도주”를 “야밤도주”로 잘못 쓰거나 헷갈리는 언어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상에서 잘못 쓰이는 말 중 몇 개를 골라 설명을 곁들어보았습니다. “이 언어가 이렇게 쓰이고 있구나” 하고 오늘 처음 알게 되는 분들도 있을테고, 언어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익숙한 것도 있을 것입니다. 전 국민 모두가 국어학자가 될 게 아니라며 “뭐 그리 따지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언어 사용은 그나라 국민의 얼과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작게는 대학 논문 혹은 직장에서 상사에게 보고문을 작성하더라도 습관적으로 틀린 말들을 적어 놓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자, 그럼 지금부터 잘못 쓰이고 있는 몇가지 말을 살펴볼까요? 조금이나마 독자 여러분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서 “바람” 도 거의 대부분 “바램”으로 쓰거나 표현하는 분들이 많지요)


한 포털 뉴스, 전기세는 전기요금으로 표현해야 맞습니다. 


*뇌졸증-->뇌졸중 : 한방에서는 중풍이라고도 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뇌졸증으로 표현하지만 “뇌졸중”이 맞습니다. 골다골증, 우울증, 건망증, 야뇨증, 야맹증, 동맥경화증 등 증상 또는 병을 나타내는 단어에 “증”이 붙는 걸 많이 보다 보니 뇌졸중도 -증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스프링쿨러-->스프링클러 : 사무실 천정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재 대비 설비입니다. 또한 촌에서 농작물에 물을 줄때도 이 장비를 이용합니다. 스프링클러를 영어로 하면 sprinkl(액체, 분말 등 뿌리다)에 +er을 붙여 <물 뿌리는 것, 살수기, 물뿌리개>가 된 것 입니다.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없어야하겠습니다.


*왠지와 웬지 : “오늘따라 웬지 그녀가 더 보고 싶다” 는 문장에서 “웬지”는 “왠지”로 고쳐야합니다.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로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입니다. 헷갈리죠? 국어사전에 “웬지”를 찾아보면 “왠지의 잘못 표기”라고 친절히 나와있답니다.


*비가 개인 날 : 여기서 “개인”은 “갠”으로 표현해야 맞습니다. 기본형이 “개이다”가 아니라 “개다”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기본형에 -이- 가 들어가 잘못 쓰이는 말들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설레이는 마음 -->설레는 마음(기본형 설레다), 살을 에이는 추위-->살을 에는 추위, 헤매이는 마음-->헤매는 마음 등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미심쩍은 분들은 국어사전에서 이 단어들의 기본형을 찾아보세요.


*너무 맛있다 : “너무 예쁘다. 너무 멋있다. 너무 좋다. 너무 기쁘다. 너무 감사하다.” 등 “너무 ~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의 뜻으로 부정적 의미가 돼야 합니다. 따라서 위에 쓰인 “너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적절하게 사용된 예를 든다면 “너무 위험하다. 너무 많다. 너무 좁다. 너무 어렵다” 등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너무”를 너무 남발하지 말아야겠지요?


*김치 속 : 한달 후면 본격적인 김장철이 돌아오죠? 김치에 들어가는 파, 생강, 마늘 등 재료를 말하는데 여기서 “김치 속”은 “김치 소”로 바꿔야합니다. “소”는 여러 가지 재료 즉 “고명”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송편 소, 만두 소” 등은 이제 익숙해졌지요? 앞으로는 헷갈리지 말아요.


*피로회복이 맞을까? : “피로회복”이라는 말 참 많이 쓰지요. 박카스 TV 광고에서도 나오지요? 그런데 여기서 “회복”의 의미를 먼저 살펴봐야겠습니다. “회복”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이라는 뜻인데, “피로회복”이라고 표현하면 “피로를 되찾는다”는 뜻이 됩니다. 도로 피로해지자는 얘기는 아닐테지요? 따라서 “건강회복, 명예회복, 경기회복, 주권회복” 등의 표현은 맞지만 “피로 회복”은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피로 해소”는 맞습니다. 잘 아셨죠?


*쓰레기 분리 수거 : 우리는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해 쓰레기봉투에 내다 버리면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다고 합니다. “수거”라는 말은 “거두어 가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환경미화원들이 하는 일이지요.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쓰레기 분리 수거”를 하는게 아니라 “쓰레기 분리 배출”을 해야하는 것이지요. 자 이제부터는 “쓰레기 분리 배출”로 사용합시다.


*요금과 세금, 어떨 때 쓰이죠? : “수도세, 전기세, 가스세” 라는 말 말이 쓰지요? 이는 모두 “수도요금, 전기요금, 가스요금”으로 고쳐써야 합니다. “요금”은 “물건, 시설 등을 사용하고 그 대가로 내는 돈, 비용”이다. 즉 택시 요금, 이발 요금, 수도, 전기, 가스요금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세금은 주민세, 갑근세, 근로소득세 등 경제 이득에 따른 강제적인 비용을 말합니다.


*초죽음--> 초주검 : 초주검은 두둘겨 맞거나 피곤에 지쳐서 거의 죽게 된 상태를 말합니다. 그런데 방송이나 인터넷 같은 곳을 보면 “초죽음”이라고 잘못 표현합니다. “초죽음”은 “초벌죽음”의 북한말로 초벌죽음의 뜻은 “거의 죽게 됨, 혹은 그런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말을 사용하는게 아니므로 <초주검>이라고 표현해야 맞습니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