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보약먹고 몸이 이상해졌어요"

그루터기 나무 2007. 10. 22. 15:00

요즘 한약을 먹고 있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녹용, 즉 보약이다.
내 몸이 튼튼치 않아 부모님께서 특별히 적잖을 돈을 들여 한달치 지어주셨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 마음은 그렇다.
한약 즉 녹용이 든 보약을 먹으면 생생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계신다.

한약에 밥맛을 좋게 하는 양약 성분이 들어있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이 한약을 복용할 즈음, 발에 생긴 습진 때문에 피부과에 들러 양약을 먹고 있었는데,
같이 복용을 해야하는 문제에 대해 피부과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한약과 양약, 동시 복용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피부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한약에 입맛 당기게 하는 양약 성분이 대부분 들어있다며, 한약에 대해
별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부과 의사 선생님 친구가 한의사인데, 한약 즉 녹용의 효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역시 한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약을 다루는 피부과 의사인만큼 한약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음이 당연하다고 나는 느꼈다.
한약 때문에 당장 피부과 진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과 선생님은 당연히
내가 복용하는 한약이 달가울리 없을 것이다.

한약을 복용한지 일주일 정도,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좋지 않은 변화였다.

불면증이 생겼고 하루종일 막노동을 한 것처럼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렸다.
속도 별로 편치 않았다. 밥맛도
없어 식사를 거르는 일도 생겼다.
이 증세는 한약을 복용하자 마자 생긴 것이다.

어머니 말씀에 "원래 녹용 200g을 넣어야 하는데, 500g을 넣었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내 몸의 안좋은 변화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과다한 녹용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 몸에 맞지 않는 걸까?
전에도 몇번 한약(녹용)을 복용한적 있지만 이처럼 몸에 나쁜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

한약 복용 후 몸이 극도로 안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자 당분간 한약을 끊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틀동안 한약 복용을 중지했다.
그랬더니,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불면증도, 극도의 피로감도 사라졌다. 뱃속도 편안해졌다.

그나저나 걱정이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서는 내가 한약 잘 복용하며 밥도 잘 먹고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한약을 끊었다고 말씀드릴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려운 시골 생활에서 어렵게 적잖은 비용 들여 지어주신건데 말이다.
냉장고속에서 고이 잠자고 있는 한약을 보며, 다시 복용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잘 먹고 밥맛도 좋아졌다고 해야 부모님도 기뻐하실 일인데...
또 몸이 안좋아질까봐 선뜻 복용을 못하겠다.

독자 여러분은 한약 즉 녹용이 들어간 보약 먹고 저와 비슷한 경험 있는 분 계신가요?
경험자 혹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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