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이명박 비판한 이외수 글 맞춤법은?

그루터기 나무 2007. 10. 21. 17:01

작가 이외수씨가 이명박씨에게 화난 까닭 이라는 뉴스가 크게 떠올랐다.
다음 블로그 뉴스에서도 메인으로 떴고, 오마이뉴스에서도 탑 기사로 떠 올랐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5일 부산을 방문해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나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면 어학연수를 안 가도 영어에서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외수 작가는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6월 6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일부 맞춤법에 어긋한 이 후보의 문장을 이외수 씨가 빨간 펜으로 교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 글이 이슈화 되자, 이외수 씨는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제목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이다. 홈페이지 게시판가서 찾아보실분 찾아보시라.


한글날 올린 글이
왜 이제서야 뉴스로 즐비하게 떠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 글의 요지는
이명박 씨가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발상에
화가 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못해서
이명박 씨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오독하고 있었다

영어로 쓰지 않고 한글로 써서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모양이다

털썩.


이번 이슈에 대해 이외수씨는 이명박씨가 한글 맞춤법을 잘못해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발상에 화가 났다고 게시판 글을 통해 밝혔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재미난 것이 있다.
아래 글은 이외수 씨가 이명박 후보를 비판할 때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쓴 글이다.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무슨 망언인가
이 분이 과연
대한민국의 언어와 역사를
얼마나 알고 계시기에
저런 망언을 서슴지 않는 것일까

모든 문인들이
영어로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명박씨가 서명한 날자는 6월 6일
현충일이다
그리고 이명박씨가 지칭한 당신들은
순국선열들이다

그 분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신 문화유산을
소멸 또는 약화시키겠다는 발언에
어떤 타당성이 있는가

나는 정치와 무관한 견지에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그런데 재밌는건 이명박 후보를 비판해 쓴 이외수 씨의 글을 어느 한 네티즌이 맞춤법 틀린 것을 짚어가며 꼬집었다는 사실이다. 역시 이외수씨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말이다. 아래에 이외수씨의 이명박씨 비판 글을 또다시 비판한 내용을 읽어보자.

->이외수 님이 이명박 씨가 남긴 방명록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이외수 님은 이명박 씨의 맞춤법 실력을 비판하며, 차라리 이민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이외수 님이 무엇에 화가 났는지 이해하며, 그것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외수 님이 쓴 글에도 맞춤법에 어긋나는 말이 보이는군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날자’입니다. 이것은 ‘날짜’라고 써야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북한에서는 ‘날자’라고 쓴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명박씨’는 ‘이명박 씨’로 띄어 써야 합니다. 성이나 이름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따위는 한글 맞춤법 규정 제48항에 띄어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명이나 성, 이름 뒤에 붙는 호칭어나 관직명 따위는 앞에 오는 고유 명사와는 별개의 단위이므로 띄어 쓰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문장은 저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말씀드리다’에 상대를 높이는 뜻이 들어 있으니 굳이 앞에 나오는 말에 어간 ‘-시-’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럴 때에 말이 더욱 매끄럽게 표현됩니다.

이 얼마나 재미난 세상인가?? 웃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후보가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쓴 일부 맞춤법이 틀린 문장,  사진 : 이외수 홈페이지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