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세상

유리창에 조각나 버린 독수리 한마리

그루터기 나무 2007. 8. 23. 22:56

 

 하늘 밖으로

                                      윤 태


작은 창으로 여러 개의 하늘을 본다

여러 갈래 갈라진 삶의 각도에서

창밖의 하늘을 재어 본다

시간 위에 길눈처럼 쌓인 먼지들을

쓸어 내리며 올려다보면

붉은 햇살이 쌘 구름을 불사르고

내일을 향해 쉴새없이 제자리걸음하는

자명종의 밑에서 보면

어느새 먹장구름이 비라리치는 해를

무참히 끄고 있다

이젠 정면에서 각도를 재어 본다

가없는 회색빛 콘크리트 세상이

태양도 구름도 하늘도 모두 매동그리며

제 안에 가두어 놓는다

날아오를 하늘이 없어 망설이던 독수리

유리창에 비쳐 조각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다

그 역시 조각나 버린다.



ⓒ 윤태 

 

위 시는 답답한 도시공간의 모습을 그린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