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세상

동강 비경 글과 함께 전격 공개

그루터기 나무 2007. 6. 30. 10:42

아래 시는 제가 몇년전 강원도 동강에 직접 가서 래프팅을 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지은 '환경생태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강의 멋진 비경과 함께 시를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시 속에 나오는 풍경들을 상상하면서요.. ^^ 

 

다시 동강(東江)에서

                                                   윤태


평창,정선,영월

굽이굽이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는 전설이 젖는다

담박(淡泊)한 산과 산 사이 꿈틀대는 江이여

들리는가

삼국항쟁의 당당한 형상이 물거울을 깨트리고,

흐물어지는가

처연(凄然)한 뗏목꾼들의 혼이 너울대는 황새여울목에서

낭군 그리며 흘린 아낙들의 눈물이

이토록 강을 불어나게 하였구나

하얗게 누워 자는 백사장 곁을

술렁이며 달음박질하는 어라연의 靑波,

파!파!파!

무구(無垢)히 홀로 흐른다


신새벽 은밀히 백로를 숨기는 물안개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그것들을 밀어내면

雪色닮은 백로 강을 마시겠지

강을 둘러매고 하늘과 강을 번갈아,

흡!흡!흡!

시베리아 寒氣를 녹이며 푸덕이는 호사비오리

얼어붙은 기억마저 포근히 깨우는 江이여

절벽 사춤에 위태한 그러나 바람도 쉬었다 떠나라는

有情한 층층둥글레 나무, 정겨웁구나


앗,

어름치, 쉬리가 물 속을 투명하게 날고 있어

흠집 하나 없는 물 속의 허공을...

보라

저 아래

시간을 가르며 약동(躍動)하는 두 물갈래 소리 

물소리에 묻혀 버리는 江의 고요


가려(佳麗)한 여기 하늘 가랑이 너머

동강(東江)위에 다시 선다.

 

 

위에서 내려다본 동강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