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뉴스보도가 범죄를 홍보한다"

그루터기 나무 2007. 8. 2. 00:06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경차 ⓒ 윤태

 

 

우선 오늘 한 포털에 나온 한 방송사 뉴스 보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제목 : 경차 터는건 '식은죽 먹기'…가위로도 열린다

 

배기량 800cc 이하의 경차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열수 있을 정도로 잠금장치가 허술합니다.


보도에 삐리리 기자입니다.

<기자>

경차 문을 따고 차 안에 있던 금품을 훔쳐 온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조 모 씨입니다.

조 씨가 운전석 문을 딴 범행한 경승용차는 95대, 3천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조 씨가 노린 건 모두 8백cc 이하 경승용차였습니다.

주방용 가위를 운전석 열쇠 구멍에 넣고 마구 돌리면 불과 1분 만에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조 모 씨/절도 피의자 : 1천 cc 이상 되는 차는 안 열려요. 경차만 열려요. 석 대만 열려요. 아토스하고 비스토하고 마티즈요.]

경차만 쉽게 열리는 이유에 대해 자동차 정비사들은 열쇠뭉치 자체의 결함 가능성과 함께, 손잡이 플라스틱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이 쪽은 경차 마티즈의 손잡이고, 이 쪽은 중형타 매그너스의 손잡이입니다.

열쇠 뭉치를 둘러싸고 있는 플라스틱의 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마티즈 손잡이의 플라스틱은 손으로 눌러도 쉽게 구부러질 정도입니다.

[박성민/자동차 정비기사 : 뒤편에 보면 키박스 장치가 플라스틱으로 마감돼 있는데, 이 마감재가 부서지는 거죠. 부서지면서 돌아갔겠죠. ]

마티즈 손잡이의 도매가는 5천원, 매그너스 손잡이는 만원입니다.

단돈 5천원 차이가 안전에 커다란 차이를 불러온 겁니다.

자동차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 직원 : 휴가 기간이기 때문에, 지금 관련 부서에 확인이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보안상의 취약점이 드러난 이상, 리콜 등 후속 조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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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유사한 사례는 그동안 많았습니다.

열쇠집에서 일하다 전문털이범으로 나선 사람, 무인경비시스템 일하다 은행강도로 전환한 사람...

뉴스보도 되면서 문제가 되는게 바로 범행수법인데...

너무 자세히 알려준다는 것이지요..

 

국민들의 알권리가 먼저냐? 모방 범죄를 우려해 그냥 묻어두거나 적당한 수준으로 보도하냐?를

두고 늘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차 털이범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뜨끕했습니다. 저도 경차이기 때문이지요..

뭐 안에 훔쳐갈 거라곤 먼지 밖에 없지만...

 

사람 심리가 그렇더군요.

예를 들어 컵라면을 하나 먹으로 편의점에 들어가 라면 종류를 선택하더라도

(물론 평소에 자주 먹던 라면 종류가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머릿속에 은연중에 심어져있던 텔레비전 혹은 라디오 혹은 어디선가에서 많이 본 듯한

라면 종류, 바로 그것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비단 라면 뿐이겠습니까. 어느 물건을 사러 가도라도 작정하고 간게 아니라면

우리는 광고에 이끌려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그 광고를 보고, 거기에서 정보를 얻고 작정하고 물건을 사는 경우지요.

 

갑자기 제품 광고 얘기가 나와 엉뚱한 길로 빠진 듯 하지만

매스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이미 잘못돼 있는 정보, 홍보를 했을 때의 파급효과, 후폭풍...

그래서 그것을 보내야하냐 말아야 하냐 하는 문제를 짚어보고자 함입니다.

결국 알권리가 먼저냐 모밤범죄의 우려에 따른 묻어두기가 현명한 처사냐 하는 문제에

또다시 봉착하게 됩니다.

 

여하튼 저는 위 경차 범죄 보도에 대해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귀중품을 경차안에 넣고 다니지 말라는 얘긴가요?

너무나 식상하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 해결책?

 

이번 보도로 귀중품을 안넣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야말로 뉴스의 순기능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모방범죄가 더 늘어날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전자이기를 바랄뿐입니다. 다만 이번 보도로 모방 범죄가 늘어나지만 단지 전파를 타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까 우려될 뿐입니다.

 

방송사, 신문사 등 매체사에서 속된 말로 장사 되는 기사, 좀 팔리는 기사, 좋은 말로 뉴스가치가 높은 기사, 특종기사를 찾고 앞다퉈 내보내고 포털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번과 같은 문제는 좀 신중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오마이뉴스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파장, 모방범죄, 후 폭풍을 우려한 보도 자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