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수입밀가루 속에 개미 넣었더니....(수정본)

그루터기 나무 2007. 6. 11. 16:38

 

왼쪽부터 호주산 수입밀가루 제품, 수입산 유기농 제품(키르키즈스탄산), 국산청국장가루(콩가루)

 

 

오늘은 먹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여러분들이 많이 드시는 밀가루 제품 즉 칼국수, 라면, 자장면, 우동, 수제비, 만두, 햄버거, 피자, 빵, 케익, 튀김, 온갖 과자류 등등. 전 국민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게 되는 밀가루 제품 즉 밀가루는 99% 수입이라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


주로 미국 산이 대부분이고 호주, 캐나다 산 등이 들어온다. 그 수입밀가루가 태평양을 건너오는 그 오랜 기간 동안 상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살충제, 방부제 등 어떤 화학약품 처리가 되는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전문용어로는 ‘포스트 하비스트’ 처리라고 한다. 특히 수입밀가루는 수입바나나, 레몬, 오렌지 옥수수 등과 같이 포스트 하비스트 처리의 대표적인 품목인데 밀 재배기간이 아니라 수확 후 유통과정상 변질과 부패 등을 막기 위해 농약 등 화학 약품 처리를 하는 것이다.


이 수입밀가루에 대한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식품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이 해악에 대한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지난 93년 <한겨레신문>에서는 부두에서 수입밀가루 하역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농약에 중독돼 사망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 이후로 ‘우리 밀 살리기 위한 운동’이 시작되기도 했다.


또 그런가하면 수입밀가루는 “쥐도 안 먹는다”는 유명한 말이 있고 또 유명한 일화 중에 어느 사찰 스님이 재래식 화장실에 수입밀가루를 뿌리니까 구더기가 꼬이지 않아 좋다는 말도 널리 알려진 대목이다. 즉 수확 후 태평양을 건너오는 동안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농약 등 어떤 화학약품이 처리됐는지(포스트 하비스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중에서 사먹는 일반 밀가루(99%이상 수입)는 아무리 오래 놔두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벌레가 나지 않을 정도로 ‘독한’것이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밀가루 즉 밀가루 제품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좀 심각한 실험을 해봤다. 수입밀가루의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곤충실험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수입밀가루와 국산밀가루의 비교 실험을 하려고 했지만 동네 직판장, 공판장 등 왠만한  매장에서는 국산밀가루를 구입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밀 수요가 적고 극소수만이 우리나라 밀 제품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가격이 수입밀가루에 비해 네다섯배 비싼 것도 수요가 적은 이유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일반 수입밀가루와 수입 유기농 밀가루, 그리고 집에서 농사지은 청국장(콩가루)가루로 실험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 시중에서 1kg에 1200원 하는 원산지 ‘100% 호주산’ 밀가루를 구입했다. 무표백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두 번째, 시중에서 1kg에 3500원 하는 원산지 ‘유기농 100% 키르키즈스탄산 밀가루’를 구입했다. 이 밀가루 제품에는 100%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으며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존지역인 (MAB)인 키르키즈스탄이스콜 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했다고 표시돼 있었다. 이와 함께 화학비료, 농약 등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원료로 만든 제품이며 무표백제, 무 합성보존료 라는 표시가 돼 있었다.


세 번째, 집에서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가루(콩가루)를 준비했다.


이 세 종류의 밀가루 및 콩가루를 물로 잘 행궈 말린 요구르트 병에 두 스푼정도 넣고 생생한 개미를 각각 7~8마리씩을 넣었다. 처음에는 이 세 개의 요구르트 병에 있는 개미들이 우왕좌왕 하더니 10분이 지나자 밀가루 및 콩가루를 먹는 모습이 보였다.


1시간이 지나자 100% 호주산 밀가루 속 개미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또한 키르키즈스탄산 100% 유기농 밀가루 속 개미들 중 두어 마리의 활동이 둔해졌다. 약 3시간 후 호주산 밀가루 속 개미 중 5마리가 죽고 덩치가 좀 큰 두 마리만이 어느 정도 움직이고 있었다.


키르키즈스탄산 100% 유기농 밀가루 속 개미도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키르키즈스탄산 밀가루속 개미도 3시간 만에 2마리만 약간씩 활동하고 나머지는 모두 죽었다. 다섯 시간이 지나자 호주산과 유기농 100%라는 키르키즈스탄산 밀가루속의 개미들이 모두 몸을 웅크린 채 죽어있었다.


키르키즈스탄산 밀가루도 재배당시에는 유기농으로 했을지 몰라도 수확 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동안 변질 방지를 위한 약품처리(포스트 하비스트) 때문에 개미가 죽었음을 실험에서 알 수 있다.


반면 집에서 농사지은 청국장가루(콩가루)속 개미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12시간이 지났지만 한 마리도 죽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은 물론 청국장 가루 속에 집을 짓고 잘 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실험 후 청국장 가루 속 개미들은 방생해주었다.

 

자, 미디어다음 독자 여러분! 위 실험 결과 어떻게 보셨는가. 동일한 조건에서 이루어진 실험에서 어떤 개미는 일찍 죽고, 어떤 개미는 좀더 버텼고 또 다른 개미는 시간이 많이 흘러도 멀쩡하게 활동을 한다는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실험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유기농 밀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로 건너오는 유통과정에서 밀가루는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비록 수입밀과 국산밀을 비교, 대조 실험은 아니지만 일반 수입밀가루든 유기농 수입밀가루든 '수입된 밀가루'속에서 개미는 몇시간 못 버티고 죽고 말았다.  


우리 밀 자급자족 율이 채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가루 제품 먹거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을 확산해 자급자족 율을 높여야 할까? 물론 그렇게 된다면야 오죽 좋겠지만 우리나라 기후와 여러 여건상 쉽지 않은 일이고 값싼 수입밀가루가 이미 생활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다만, 밀가루 제품, 식품을 가능한 한 적게 먹는 방법이 있다. 위 실험에서처럼 해악이 심각한 밀가루를 오랫동안 많이 먹게 되면 위장이나, 대장, 소장 등 소화계통 장기에 분명 어떤 병변이 찾아올 게 뻔하다.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수입밀가루로 인한 탈이 분명히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실은 의학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닌 수십년 전부터 이 수입밀가루를 즐겨 먹어 온 사람에게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소화계통 병변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밀가루 제품, 식품 섭취. 안먹을래야 안먹을 수 없는 제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수입 호주산 밀에서 죽어있는 개미.

 

 

수입 유기농 키르키즈스탄산 밀가루에서 죽어있는 개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