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이슈트랙백>너무나 형식적인 자동차정기검사,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그루터기 나무 2007. 4. 12. 10:26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자동차, 자동차 정기검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 윤태


 

4월 12일, 어렵게 시간 내어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제 차는 배출가스와 자동차 정기검사 두 가지를 동시에 실시했습니다. 두 가지 검사를 받는데 비용은 47000원. 배출가스검사비용과 정기검사비용을 각각 나누면 3만3천원과 1만4천원입니다.(카드결재 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합격, 불합격' 판정이 나오기도 전에 검사비용 부터 받습니다. 불합격 판정 받으면 정비하고 나서 다시 받아야 하는데, 여하튼 이 대목부터 이 검사가 얼마나 형식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배출가스 검사장에서 뒤에 무슨 시험기를 달고 엑셀레이터를 엄청나게 밟아댑니다. 그러기를 1분 30초 정도, 아 그 전에 무슨 전기장치 검사를 간단히 했습니다. 배출가스 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 정도.


다음은 자동차 정기검사입니다. 여성 검사원에 저더러 조수석(동반석)에 옮겨앉으라고 합니다.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검사원은 다시한번 엑셀레이터를 열심히 밟아댑니다. 그리고는 앞축, 뒤축, 제동력 등에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라이트 검사입니다. 안경원에서 시력검사 하듯이 눈앞에서 뭔가 왔다갔다 합니다. 상향등을 켜 놓고 사람 시력 재듯이 라이트 검사를 합니다.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앞쪽으로 나가 검사 결과표 받으라고 합니다. 자동차 등록증을 내놓으니 <자동차 기능종합 진단서>를 내 줍니다. 합격이라고 합니다.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은 시간은 5분도 안걸렸습니다.


<자동차 기능종합 진단서>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휠 얼라이먼트 양호

조향계통 설치상태 양호

주향계통 양호

변속기 등속조인트 등 양호

제동력 양호

디스크 패드 상태 양호

전조등 양호

배출가스 양호

기타 계기 양호


검사원 옆에 타고 있는 채 5분도 안되는 동안 참으로 많은 검사를 했습니다. 무슨 검사를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양호’라면 그런줄 아는거지요. 다만 허무하다는 느낌밖에 없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니 연료계기판 바늘이 왼쪽으로 축 쳐졌습니다. 어찌나 많이 엑셀레이터를 밟아대던지 말이지요.


자동차 정기검사를 왜 하는 걸까요? 자동차 운행상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이를 조치함으로써 교통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정기검사는 해도해도 너무 형식적인 것 같습니다. 많은 운전자분들도 그것이 얼마나 형식적인지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안전과 직결되는 제동장치 중 <디스크 패드> 같은 경우는 직접 뜯고 보고 마모 상태를 봐야하는데 자동차 정기검사에서는 브레이크 한번 밟아보는 것으로 ‘양호’판정을 받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채 5분도 안걸리는 정기검사 시간 동안 검사원이 컴퓨터에 뭔가 입력만 하면 자동적으로 ‘양호 양호 양호’ 온통 양호로 바로바로 출력돼 나온다는 것이지요.


실제적으로 차체의 심각한 결함이나 마모 등으로 큰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자동차라 할지라도 그저 겉모습만 대충 검사하고 ‘합격’ 판정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사람의 몸속에 ‘암’이 자라고 있는데 감기약이나 투여하고 포도당 링거나 맞추는 그런 형식과 다름 없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어렵게 시간내고 적잖은 비용 들여 받은 자동차 정기검사/배출가스검사가 안전운행을 함에 있어 그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개선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정기검사 대행업체 및 도로교통안전공단 산하 검사소의 배만 불리게하는 자동차 정기검사를 폐지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아본 운전자 여러분들은 어떤 경험 갖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