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PD 수첩 '맨발의 기봉이' 뭐하러 방영했나? 후원금 소문만 무성

그루터기 나무 2007. 3. 28. 08:09

 

 

지난해 충남 서산에서 단란한 두 모자 ⓒ 윤태

 

 

MBC 에서 영화 실제 주인공 맨발의 기봉이를 둘러싼 후원금 횡령 등 그 의혹들을 취재하고 있을 때 그 의혹의 당사자인 충남 서산 고북면 엄기양 이장과 엄선희 씨측으로부터 각각 여러차례의 전화가 오갔다.


특히 엄선희 씨 측에서는 “PD 수첩이 사람을 무시하며 강압성 협박 취재를 당해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고 이에 기자는 이를 취재한 PD수첩 강 모 피디와 전화 인터뷰를 했지만 “그러한 사실이 전혀 없다. 사실 무근”이라고 거듭 밝혔다. 내가 그 현장에 없었으니 확인할 방법도 없다. 오로지 각자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


어제 밤 을 봤다. 그런데 후원금 횡령 건에 대해 크게 파헤쳐서 밝혀낸 건 없었다. 다만 기봉씨 집 건축 비용 2000만원 중 후원회 관계자가 수백만원을 사용했다는 진술. 동생 엄선희씨가 기봉씨 통장 1500만원중 1300만원을 인출해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점.


그런데 어머니가 치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PD 수첩 측과는 달리 엄선희 씨 측은 철원 모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렇게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


결국 PD 수첩은 후원금이 억대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의 진상에 대해 엄 모 이장부터 파헤쳐들어가기 시작했고 엄 이장의 결백이 거의 들어나자 이번에는 엄선희씨 측에게 방향을 돌려 취재에 들어갔지만 이렇다할 만한 무엇인가를 밝혀내지 못했다. 후원금 억대 소문은 그저 소문일 것이다.


이번 방영으로 인해 뭔가 속 시원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고 욕 먹고 의심받을 사람만 잔뜩 생기게됐다. 엄선희 씨 측 엄기양 이장 측, 선희씨 교회 사람들 등. 원래 방영의도가 “어떻게 하면 기봉씨가 행복해질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기봉씨가 사회적 보호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지>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다. 뒷끝이 찜찜한 상태로 여러 사람들만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PD 수첩은 ‘후원금 몇억 소문’이 단지 소문이라는 것을 확인하거나 그 실체가 없음을 감잡았을 때 취재를 그만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의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도 좋지만 이로 인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PD 수첩이 끝난 직후 엄기양 이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을 못 봤는데 어떤 내용이 나왔냐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었다. 엄이장이 출판사 계약금 300만원을 찿아내는 과정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오해를 살 만하게 비춰졌다고 설명해줬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엄이장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그렇잖아도 엄이장은 28일(수)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에 또 출두한다고 한다. 그런데 엄이장 주변에서 명예훼손죄로 엄선희를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엄이장은 “그 문제는 상황 돌아가면서 천천히 두고 볼 일”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봉씨 모자가 만약에 서산으로 돌아온다면 어떻게 할지 물어보았다.

 

"이번 사건이 그 사람들(기봉씨 모자) 잘못도 아니고 주변 사람이나 언론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니 오게 되면 그 전처럼 돌봐 주며 잘 지내야지"라고 설명했다.


여하튼 이번 PD 수첩 방영, 존재하지도 않는 억대 후원금 소문은 그저 소문에 불과했는데 그쯤에서 그치지 않고 결과 여러사람을 힘들게 만든 것 같다. 이번 맨발의 기봉이 테마는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획 의도를 비춰볼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