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속으로

쇠고기 수입 비관 자살 기도한 축산 농민

그루터기 나무 2008. 5. 3. 00:49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뉴스가 삽시간에 떠올랐다. 5월 2일 저녁, 청계천에 운집한 많은 인파들을 보니,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 시위장면이 오버랩된다. 내일도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고 주말인 만큼 더 많은 인파들이 몰릴 것이다. 이 엄청난 빅뉴스가 전세계 어디까지 퍼질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노 전대통령 탄핵반대 시위때 전세계로 퍼져나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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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촛불시위를 위해 시민들이 모여들 쯤인 5시50분 경, 경기도 평택의 한 축산 농민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최근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젖소 25마리의 가격이 떨어져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고 한다. 쇠고기 수입에 따른 소값 폭락 때문이다. 며칠전에 소값 폭락한 여파로 소 키우는 우리 아버지 글 쓰면서 축산 농민 자살 부분을 언급한 바 있는데 수입 여파로 인한 자살 기도 첫 사례가 나왔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

-'자살 기도' 보다는 '자살 성공'해야 뉴스 되는가?

그러나 자살 기도한 이 축산 농민 소식은 주요기사로 다뤄지지 않았다. 2일 SBS 8시뉴스에서 자막으로 잠깐 스쳐 지나갔고 YTN에서 짧게 보도했을 뿐이다. 또 인지도가 별로 높지 않은 <민중의 소리> 인터넷에 실렸을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소식을 모르고 있다.

왜 언론들은 이 축산 농민의 자살 기도 소식을 전하는데 인색한걸까? 아직 사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걸까? 사망이라도 하면 그때서야 대서특필하려는 걸까? 다른 뉴스 거리가 매우 풍부해 이 자살기도건은 뉴스가 안되는걸까?

많은 눈과 귀가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몰려 있다. 광화문이던, 청계천이던 최대한 많은 인파가 몰려야 그림이 되고 이 장면을 담아내는 기자들의 손가락 놀림도 바빠질 것이다. 뉴스와 포털 사이트들은 메인에 이 소식을 앞다퉈, 중복해서 띄울 것이고...

자살 기도한 축산 농민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었으면 한다. 이 농민의 자살기도가 무얼 의미하는지, 이 농민에게는 광우병이라는 본질과는 관계없이 왜 이 축산농민이 죽어가야 하는지, 정부와 부처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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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농민의 자살 기도, 또 발생하지 않으리 장담할 수 있는가? ⓒ 윤태


** 2002 월드컵때,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효순, 미선이가 월드컵에 묻혀버린 것처럼, 이 축산 농민도 수입반대 시위 인파속에 묻히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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