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속으로

뉴스 방송 중 실수한 아나운서 "마녀 사냥이다"

그루터기 나무 2008. 1. 8. 08:36
 

MBC 문지애 아나운서가 경기도 이천 화재 사고 뉴스내용이 포함된 사건 뉴스를 보도하던 중 뉴스 말미에(클로징 멘트 및 인사할때) 웃음을 터트려 구설수에 올랐다. 7일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한 저녁 뉴스에서이다.


이에 대해 MBC 측은 "클로징 멘트할 때 발성상의 문제가 생겨 스스로 멋쩍어 웃음이 난 것"이라고 문 아나운서 측의 입장을 전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문지애 아나운서를 비난하고 있다. IMBC 홈페이지 게시판에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고 미디어다음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올라있다. (11시 50분 현재) 그런가하면 많은 매체들이 이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으며 11시50분 현재 500여개의 댓글이 올라 있다. 이번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하자는 내용도 있지만 심각한 뉴스를 전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는 것에 대해 질타하는 내용의 댓글이 더 많다.


네티즌들은 심지어 문 아나운서의 인신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문 아나운서가 예능,연예 프로그램 MC 하는 걸 두고 아나운서가 아니라고 하는가 하면, 뉴스가 예능 프로그램이냐며 질타를 하기도 했다.


마녀 사냥이다. 하이에나가 한 마리 사슴을 발견한 것처럼, 몇날 몇일 굶은 들고양이들이 생선을 발견한 것처럼 달려들어 물어뜯고 흠집내고 급기야 갈기갈기 찢어놓기까지 한다. 참으로 보기가 좋지 않다.


문지애 아나운서가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뉴스를 전하면서 그 내용이 웃겨서 클로징 멘트에서 웃었겠는가? 그냥 화재 사고와는 관계없이 클로징 멘트하는 과정에서 발음상의 문제가 생겨 멋쩍어 웃음이 났다고 하지 않는가? 하나의 실수로 보고 넘기면 될 것을 다른 것과 연계해 인신공격에 더 나아가 불필요한 말들을 확대 재생산해내고 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럼 어쩌란 말인가?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가 슬픈 소식이니 울면서 구슬픈 어조로 뉴스보도를 하란말인가? 만약, 우울한 혹은 침울한 표정으로 뉴스보도를 하면 이번에는 칭찬이라도 해 줄 셈인가?


뉴스 아나운서는 기계가 아니다. 매번 그렇게 기계처럼 정밀하게 진행할수는 없다. 웃음이 날 수도 있고, 목에 가래가 걸려 목소리가 이상하게 날수도 있다. 생방송이다 보니 미연에 방지할 수 없는 요인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나운서니까 실수조차 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그렇다면 '실수(mistake)' 라는 어휘조차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제발, 넘어갈 건 넘어가고 짚을 건 짚었으면 한다. 이번 문지애 아나운서 건은 그냥 넘어갈 일이다. 초등생까지 나서 '마녀사냥을 위한 마녀사냥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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