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빗나가는 날씨예보...이렇게 생각한면 어떨까?

그루터기 나무 2007. 1. 30. 19:33

 

 

 

눈 예보는 비보다 더 관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윤태

 

 

요즘 날씨에 대해 얘기가 많다. 지난 26일 기상예보에는 주말에 큰 눈과 함께 강추위가 몰아친다고 했지만 잠깐 흩날리는 눈에 날씨는 포근했다. 이와 함께  30일 늦은 저녁부터 31일 오전 사이에 전국적으로 많은 눈과 함께 한파가 몰아친다고 했지만 또 빗나갔다. 내 휴대폰에도 소방방재청에서 대설주의보, 경보 등을 언급하며 주의하라는 재난방송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맞지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사람들의 불만이 극에 달은 듯 하다. 기상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들어갔더니 “슈퍼컴퓨터로 기상관측 안하고 게임하냐?”라며 기상청을 비난하는 글도 보였다. 기상청 나름대로 이를 해명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 눈은 비와 달라 그 양을 측정하기 어렵고 지구온난화, 엘리뇨 현상 등으로 예측이 자꾸 엇나간다는 것이다.


기사청을 탓하리오. 하늘을 탓하리오. 아니면 엘리뇨와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우리 인간들을 탓할것이오. 계속되는 날씨 오보속에 업계는 울고 웃는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단다. 그것참.


전에 한번 기상청의 엇나간 기상예보로 지금처럼 언론으로부터 기상청이 된통 당한적이 있었다. 그 후 TV, 라디오, 신문 등 기상예보 양상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즉 그 전에는 예를 들어 “내일은 80~100mm의 비가 오겠습니다” 였는데, 언론에서 한참을 얻어맞고 난 후에는 “내일은 20~100mm의 비가 오겠습니다”로 바뀐 것이다. 그 허용범위가 무척 커져 버린 것이다. “20~100mm" 라 함은 조금 막연하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농민은 예보를 듣고 논에 모를 심을건지 미뤄야할지 결정을 해야하는데 참 애매할수도 있겠다. 20mm 작은 비면 그 비 맞으며 모를 심어도 돼지만 100미리 큰 비가 온다면 심은 모가 모두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여하튼 기상청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 맞딱뜨리더라도 최대한 덜 비난 받을수 있도록 최대한 조처를 해 놓은 것이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비난 일색이다 ⓒ기상청 홈페이지


‘양치기 소년’으로 지탄(?)받고 있는 기상청. 잘 하려고 노력하고 고민하고 무진 애쓰고 있는데 예상과는 달리 예보가 크게 엇나가니 기상청 직원들의 고민 또한 엄청 크리라 생각된다. 일반 기업도 아니고 정부 산하기관으로써 받는 월급이 국민들 세금 어쩌니 저쩌니 이런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어떨까? 슈퍼컴퓨터가 낡아서 혹은 기상청 직원들의 머리가 안따라서, 예측기술이 달려서 빗나간 예보가 나오기보단 지구온난화, 엘리뇨 등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오보가 자주 나는 것이라면 국민들이 어느정도 이해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빗나간 예보 탓에 주말 망쳤다고 하시는분들 많다. 예약한거 다 취소하고 ‘방콕’ 했더니 날씨만 좋더라... 그런데 만약에 기상청에서 “주말 날씨 눈 쪼금 오고 대체로 화창하다”고 발표했는데, 사실상 대설과 강추위로 많은 사람이 재난을 당하는 일이 생겼다면....? 이 역시 기상청이 예보를 잘못해 만들어낸 재난 혹은 재앙이라고 할 것이다. 이번 기상오보는 차라리 눈 많이 안온다고 했다가 많이 와서 큰 재난을 당하는 것보다 많이 온다고 했다가 오지 않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물론 황금같은 주말을 놓쳐버린 것이 피해를 본거긴 하지만 재난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더 낫지 않은가? 여하튼 반대로 생각해볼 일인 듯 싶다.

 

 

"20~100m의 비가 내리겠다"는 기상청의 예보, 그 범위가 너무 넓지만 기상청으로써도 어쩔수 없어 보인다.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