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치질 수술 경험담, 과감히 잘라내십시오

그루터기 나무 2007. 11. 9. 15:20


말못할 고민 치질,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 공원에서 시멘트로 만든 돌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그 동료가 말못할 고민을 제게 털어놓았습니다. 말못할 고민은 바로 치질이었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치질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고통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치질 환자들한테 말이지요. 우리나라 치질환자 얼마나 될까요? 아마 한사람 건너 한사람이 치질을 앓고 있을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속시원히 말하거나 치료함에 있어 꺼려지는 것이 바로 치질입니다.

 

치질!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치질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3년전까지 제 증상이 어떤가하면 이루다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일을 보고 나면 밤알만한 치질이 툭 튀어나와 저를 괴롭혔습니다. 걸을때도 아프고 앉아있어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피와 진물이 나와 펜티는 물론 바지까지 적실정도로 심각했답니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변을 보고 나서 생기는 것으로 화장실을 가기가 두려웠습니다. 뜨거운 물에 좌욕하면 들어가고 안정되곤 했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활이 엉망이 되더군요. 화장실 갈생각을 하니 밥 먹을일부터 걱정되기도 했구요. 약을 구입해 바르기도 해 봤지만 별다른 효험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치질 환자분들은 이해하겠지요?

병원서 민망하지만 20분이면 수술 끝

그러다가 통증과 불편이 극에 달했습니다. 정말 싫었지만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을 찾은 첫날부터 민망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간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항문을 까벌려야 했던 그 순간, 너무나 창피하고 민망했지만 이 지긋한 치질을 없앨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여하튼 항문을 까벌려 본 결과 의사선생님은 치질이 매우 커져있다며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수술받기로 결정하고 금식을 했습니다. 배설물을 빼주는 관장약을 먹을때는 정말 구역질이 났습니다. 식용유 같은 약 먹고 물을 몇리터나 마셨습니다. 몇시간 후 장은 깨끗하게 됐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하반신 마취를 하고 음악이 들리는 가운데 수술이 시작된 것입니다. 다시한번 항문을 까벌리고 오므러지지 않게 고정했습니다. 다행히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싹둑싹둑 치질을 잘라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수술시작 20분 후 결과물이 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밤알크기 라고 생각했던 치질덩어리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수술 후 두달정도 후유증, 그 후엔 즐거운 "똥꼬"생활
 

저녁때 입원해서 다음날 수술 받고 그 다음날 퇴원했습니다. 2 3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치질 후유증은 치질 못지 않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항문에 칼을 댔으니 변이 나올 때 얼마나 통증이 심했겠습니까? 아이는 안낳아봤지만 출산하는 고통(?)쯤이라고 할까?

 

수술 후 20일 동안은 관장약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먹는 관장약이라면 좋겠지만 수술 후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숙변은 먹는 관장약으로는 해결이 안되었습니다. 때로는 손가락으로 막힌 변을 파내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리면 항문을 통해 주사기로 관장약을 주입하고 변을 봐야하는 상황도 펼쳐졌습니다. 나날이 고통이었습니다. 수술전에는 시원스레 변을 보는게 가능했지만 수술후는 그것조차 마음대로 되질 않으니 말이지요.

 

치질과의 전쟁은 한달정도 지속되었습니다. 관장약을 쓰지 않고, 혹은 손가락으로 파내지 않고 스스로 일을 볼 수 있기까지 약 한달이 걸렸습니다. 그 후 몇 달정안 일을 본후 좌욕을 통해 안정을 시켰습니다. 그 결과 수술 석달 후부터는 치질의 고통과 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감히 잘라내십시오. 최고의 치료입니다"
 

제가 왜 더럽고 창피하기까지 한 치질 수술 경험담을 이야기했냐구요? 치질로 고통받고 있는 이 시대 수 많은 치질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사실 제가 수술받으러 간 병원에는 남녀노소 할 것없이 치질환자로 넘쳐나고 있었으니까요.

 

치질을 앓고 계신 독자 여러분, 과감히 잘라버리십시오. 수술할때의 창피함과 민망함, 수술후 한두달 동안의 불편함,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감수하더라도 과감히 잘라버릴 것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언제까지 혼자 알고, 혼자 속으로 꿍꿍 앓고 계실겁니까? 언제까지 피와 진물로 펜티와 바지까지 적실 생각입니까? 앉아있어도 서 있어도 누워있어도 고통스러운 치질, 언제까지 내 안에 간직하고 계실겁니까?

 

이 글을 읽으시고, 과감히 잘라버리시길 바랍니다.

 

치질환자 독자 여러분께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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