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대조영>인기, 어느정도인가 하니...

그루터기 나무 2007. 10. 11. 22:48

초등학생들 대본 만들어 <대조영> 연극까지...

여러분, 대하드라마 <대조영> 즐겨 보시나요? 저는 무척 좋아해서 지금까지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대조영을 보고 있습니다. 아내는 물론 27개월 된 아들 새롬이도 TV를 보며 “대조영이다”를 외칩니다. 심지어 아들 새롬이는 어떤 사극이든 옛날 복장만 나오면 무조건 “대조영이다”를 외칠정도로 우리가족은 이 대하드라마에 심취해 있습니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박한 상황, 인물들을 둘러싼 사건과 주변국들의 정세 등등 기대되는 다음 장면 때문에 1시간 방영이 마치 10분처럼 짧게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대조영의 인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넘쳐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하드라마라는 것이 역사의 진실성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 역사를 왜곡하고 있진 않느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조영이 고구려인이냐 말갈인이냐, 발해를 대조영이 세웠느냐, 아버지인 대중상(걸걸중상) 세웠느냐 하는 등등, 아직까지 문헌으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여려견해로 나와 있어 의견이 분분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대하드라마가 역사를 반영하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부분 등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대조영의 인기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인기가 워낙 좋다보니 초등학생들도 대조영을 많이 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 2학년 저학년 층에서도 말이지요. 제가 초등학생을 상대로 논술지도를 하다보면 늘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대조영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초등학생들이 대조영에 나오는 인물들을 성격이나 외모 등에 맞게 각각 설정하고 심지어 대본까지 만들어 연극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초등학생들이 만들었다는 A4 두장 분량의 대조영 대본을 10일 긴급입수(?) 했습니다.


경기 성남 초림초등학교 4학년 강수림, 정은영, 김동윤 학생이 만든 대조영 대본입니다. 대본을 입수하고 나서 차근차근 읽어보니 학생들이 주변국들과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 등을 잘 이해하고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 직접 손으로 적어가며 대본을 만들었습니다.


짧은 대본이지만 우선 한번 읽어보시죠. 아마 대조영을 꾸준히 시청하고 계신 분이라면 학생들이 왜 이런 대본을 썼는지 그 내용을 파악하셨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만든 대조영 대본-


<안시성>

대조영 : 흑수돌과 적이(대조영 아들)는 군사 5000을 데리고 마도산에 가 있어라

미모사 : 하오나 장군....

대조영 : 이해고는 영주로 가려면 반드시 마도산을 거쳐 가야한다. 적이는 이해고가 나타나면 안시성에 와서 나에게 알려라.

흑수돌 : 좋았어! 설계두 간나새끼, 나보고 돌대가리라고 했어, 내 손으로 죽여주갓어.

대조영 : 반드시 이해고를 내손으로 없앨 것이다. 반드시!

숙영 : 부디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거란>

(대중상이 있는 방)

대중상 : 휴~~~

걸사비우 : 아무리 힘들어도 유민들을 포기해서는 아니되옵니다.

금란(달려오면서) 장군!! 대조영 장군께서 이해고를 죽일것이라고 합니다.

걸사비우 : 빨리가서 막아야 한다.

대중상. 금란 : ???

걸사비우 : 검이가 우리를 도와줄 방법은 우리가 먼저 거란국을 도와주는 것뿐이야.


<거란 황실>

손만영 : 전투를 준비하라!

초린 : 하오나 폐하...우리가 전투를 치르게 되면 이해고 장군이 아니 계시기 때문에 절대 불리하옵니다.


<돌궐>

설인귀 : 오늘밤 영주로 쳐들어 갈 것이다.

군사들 : 와!~~~


<안시성>

(적이가 달려온다)

적이 : 장군! 이해고가 강을 건너오고 있습니다.

대조영 : 가자!~~


<마도산>

(이해고와 거란 군사들이 온다)

대조영 : 하하하하~~

이해고 : (오싹~)

설계두 : (조용히) 이 냄새는 왠지 그 돌대가리 암내 같은데...

(흑수돌이 들었다)

흑수돌 : 뭐시기??

대조영 : (고함을 지르면서) 공격하라! 단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설계두 : 대조영의 군대이옵니다. 삼족오 깃발이옵니다!

대조영 : 오냐! 받아주마! 이얍~~~

(그때 화살 한개가 대조영과 이해고 사이에 꽃힌다)

대조영. 이해고 : 누구냐?!!

(걸사비우와 금란과 대중상이다)


<당나라 황실>

측천 :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었구나! 하하하~~호랑이와 용의 싸움이라. 하하하~~ 어느 한쪽이 죽든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하하하!~~

신하들 :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측천 : 고맙소, 정말로 고맙소이다들. 하하하!~~


<안시성 숙영의 숙소>

숙영 : 전투는 어찌 돌아가고 있는가?

어홍 : 대조영 장군이 거란을 들어 맞았습니다. 하지만 군사들의 수가 만만치 않아 후퇴하셨다고 하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피해로 거란의 군사들을 많이 없앴다 하옵니다.

숙영 : 잘됐구나. 참 참된 일이야. 이렇게 하면 거란을 이기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되겠구나!

어홍 : 감축드리옵니다.

숙영 : 어홍은 이렇게 계속 소식을 전해 주시게.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될 것이야.

어홍 : 알겠습니다.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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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보셨나요? 재밌고 또한 아이들이 기특하지 않으세요? 대조영에 나오는 인물들의 유행어까지 적절히 섞어가며 각 장소별로 상황설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조영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을 간접적으로 둘러봤는데요, 다음에는 직접 초등학교에 찾아가서 <대조영 연극놀이>를 하고 있는 친구들을 동영상으로 담아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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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긴급입수(?)한 초등학교 4학생 학생들이 쓴 대조영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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