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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 어머니 18일 귀향...보청기 없인 대화 힘들어

그루터기 나무 2007. 6. 19. 08:29

 

영화 ‘맨발의 기봉이’ 실제 주인공의 어머니인 김동순 할머니(83)가 7개월 만에 강원도 치매요양원에서 충남 서산시 고북면 정자리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지난 18일 오후 충남 서산 정자리에 집터와 텃밭을 내준 독지가 이용성 씨와 강원도 요양원 원장과 함께 서산 정자리에 도착했다.


현재 김 할머니 건강은 양호한 상태, 다만 그동안 요양원에서 ‘고향에 가고 싶다’는 마음고생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장이 조금 약화된 상태라고 마을이장 엄기양 씨는 요양원장의 말을 전했다.


한편 김 할머니가 혼자 살게 될 새 집에는 독지가 이용성씨와 요양원장이 당장 살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세간을 마련해 준 상태. 또 정자리1구 마을 주민들이 20만원의 성금을 걷어 전달한 상태다. 또한 고북면사무소에서 보일러에 기름을 넣어주고 약간의 쌀을 전달하는 등 생활하는데 당장 불편이 없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면사무소 건축 담당 최영걸 공무원을 비롯해 면사무소 측면에서 이불과 선풍기, 주방도구 등을 전달하고 집안을 청소해주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문제는 김 할머니가 아들 기봉씨 없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가스레인지 켜고 끄는 문제부터 기봉씨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잔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엄기양 정자리 이장은 “그런 일들은 알려주고 익숙해지면 할 수 있겠지만 적적해서 기봉이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귀향에 대해 김 할머니는 서산시 고북면사무소 복지 담당자, 엄이장, 이용성씨 앞에서  “이럴 줄 알았으면(서산으로 돌아올 줄 알았으면)돈을 엄이장에게 맡길 걸”이라고 말할 정도로 또렷한 정신상태를 보였다고 엄이장은 설명했다. 그동안 김할머니가 치매가 아니었음을 얼마전 요양원장도 서산시측에 밝힌바 있다.


당분간 김 할머니는 독지가 이용성씨가 경기도 안산 집을 오가며 돌볼 예정이다. 집이 안산인 이용성씨는 김 할머니 새집 바로 위에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 상태로 고북 정자리를 수시로 다니고 있다. 다만 이용성씨가 없는 동안 엄기양 이장이 김 할머니 상태를 살피며 봐줄 것이라고 엄이장은 말했다.


MBC 측에서 김 할머니에게 사주기로 한 보청기는 아직 소식이 없다. 엄이장은 “좋은 보청기는 수백만원대이기 때문에 선뜻 도와줄 형편이 안 된다”며 “여유 있는 분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청기 없이 김 할머니와 대화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귀에 대고 큰 소리를 질러야 겨우 알아들을 만한 상태로 보청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엄기봉씨는 지난해 12월 서산 집이 살만한 곳이 못된다는 이유로 엄기봉씨 여동생 엄모씨가 기봉씨 모자를 강원도 철원으로 조용히 이사한 이후 지난 3월 MBC 'PD수첩‘에서 기봉씨 후원금을 둘러싼 ’맨발의 기봉이 그 불편한 진실‘편을 방송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보청기 관련 도움 주실분 --->서산시 고북면사무소 복지계로 연락주세요

 

 

엄기봉씨 어머니 김동순씨, 그동안 줄곧 충남 서산행을 희망했으며 요양원장도 치매가 아니라고 밝혔다. ⓒ 윤태

 

 ⓒ 윤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독지가 이용성 씨. 18일 이용성씨가 기봉씨 어머니를 철원에서 모시고 왔다.

ⓒ 윤태

 

 

엄기봉씨 어머니가 살고 있는 서산 고북면 정자리 새집.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