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트랙백>"여러분의 정겨운 편지를 기다립니다"

그루터기 나무 2007. 5. 3. 08:59

 

 

요즘엔 우체통에 편지 넣는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윤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교사의 날(5월 10일), 등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스승의 날이나 교사의 날, 성년의 날 등이 무슨 가정의 달과 관계가 있냐구요? 글쎄요. 이 세 날은 주로 학교와 관련이 있지만 학교를 ‘제 2의 가정’이라고 굳이 연관시킨다면 가정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습니다.


푸름이 더해가는 5월 가정의 달, 이 좋은 날에 저는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요즘엔 ‘편지’라는 말이 어색하거나 혹은 정겨우리만큼 귀한 것이 돼 버렸습니다.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 등의 통신수단을 대부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린 시절 자전거 타고 편지를 배달하던 집배원 아저씨, 눈이 많이 쌓여도 눈 속을 헤치며 전해준 차갑지만 따듯한 편지 한 장, 서울로 시집간 누이가 ‘이솝이야기’ 동화책을 보내준다고 편지 온 지 어언 며칠 째, 그러나 집배원 아저씨는 어제도, 오늘도 ‘농민신문’만 놓고 가십니다. 어릴적 제 기억속의 편지에 대한 사연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대학시절, 개인통신이 없었던 그 시절, 한 월간교양잡지 펜팔 코너에 이름과 사연이 실리면서 하루에도 수십통씩 몇 달 동안 편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또 라디오에 보낸 제 사연을 디제이가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학교와 학과가 노출되면서 청취자들로부터 수많은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학생활 중 1년은 편지 즉 답장쓰는데 세월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받은편지나 보낸편지가 얼마나 되는지 상상이 되나요? 그래서 저는 감히 손으로 쓴 편지에 대한 ‘맛’을 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군 복무 시절(특히 생활이 자유롭지 못한 이등병 시절)불침번 근무를 서며 내무반 한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입에 후레쉬를 물고 친구에게, 부모님께 편지를 쓰던 기억도 납니다.


편지에 대한 추억거리를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을 거 같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편지는 이메일이나 문자와는 달리 보내는 사람에게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설렘과 기대감을 갖게 해 줍니다.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쓰는 편지, 그것이 바로 쓰는 기쁨이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손으로 쓰는 편지’


자 독자 여러분은 누구한테 편지를 쓰고 싶으신가요?


농사일에 허리 펼 날 없는 시골 부모님!

묵묵히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무거운 어깨의 남편!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집안 살림에 피곤해 하는 아내!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유치원생 자녀들!

은근히 짝사랑했던 중, 고교 시절 선생님!

이제 갓 스무살이 되는 어쩌면 귀엽다보단 ‘징그러운’ 자녀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편지로는 얼마든지 전할 수 있답니다. 편지를 받아보는 사람의 해맑은 웃음과 표정을 그려보면서 이번 달은 편지 쓰는 달로 정해보면 어떨까요? 가까운 문방구에 가셔서 가벼운 엽서 한 장 사서 짬이 날 때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단 몇줄이라도 편지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라도 편지를 하기 어려운 분들은 그 공간을 빌려드리겠습니다. 고마운 분들, 생각나는 분들, 그리운 분들을 향해 여러분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주세요. 아래 댓글도 좋고, 길게 쓰시려면 트랙백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정겨운 내용의 편지, 많이 많이 보내주세요. 편지에 얽힌 추억담도 함께 보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