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맨발의 기봉씨> 집 얼마나 지었을까?

그루터기 나무 2006. 10. 10. 16:54

 

맨발의 기봉씨가 감나무 아래서 포즈를 취했다. ⓒ 윤태

 

 

영화 <맨발의 기봉이>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씨(43) 새집 짓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추석 날인 6일 오후, 집짓기 공사가 시작된 지 여러 날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산시 고북면 엄기봉 씨 집을 찾았다.


엄씨 모자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모자는 주로 KBS 2TV <인간극장>을 보고 있었다. 내가 찾은 그날도 기봉씨 모자는 인간극장 재방송을 보고 있었다. 인간극장은 기봉씨를 처음 세상에 알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엄씨 모자의 권유로 나도 방에 들어가 인간극장을 보다가 새집을 짓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기초공사는 모두 끝나고 시멘트 타설이 돼 있었다. 기초 공사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 듯 했다. 이제 벽돌만 쌓아 올리면 일은 쉽게 진행된다. 모두 4명의 인부가 일을 하는데, 벽돌 올라가는 속도는 하루가 다르다고 한다. 지금 작업진행 속도라면 이달 말쯤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북면사무소 토목 건축 담당 최영걸 주사에 따르면 기봉씨 집은 17평. 물론 방2, 거실, 부엌, 화장실 등 실평수만 따진 것이다. 두 모자가 살기에는 좁지 않는 아담한 집이다. 건축비용은 평당 250만~300만으로 이런 저런 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5천~6천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울창한 풀밭이었던 곳이 아담한 집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건축 현장 앞쪽은 굴삭기가 땅을 매끄럽게 손질한 모습도 보였다. 콩, 땅콩, 감자 등 기봉씨네가 농사지을 텃밭이 마련된 것이다. 이 텃밭 또한 독지가가 내준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봉씨 집 벽돌은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기봉씨 집 건축을 둘러싸고 여러번 다녀가며 언제 시작되나 속도 많이 끓였지만 차근차근 집이 완성돼가는 모습을 보니 기쁘기 짝이 없다. 특히 올해는 가을 늦더위가 계속되는 바람에 10월 말까지는 현재 집에서 그럭저럭 견딜만한 상황이다. 추운 겨울이 되기 전에 완성을 한다니 어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새집으로 이사하는 순간, 기봉씨 모자는 얼마나 기쁠까? 이 글을 쓰는 나도 이렇게 기쁜데 당사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면에서도 이런 저런 행사가 시작된다. 그중에 마라톤도 있다. 그때 기봉씨는 번호표를 달고 뛸 것이다. 기봉씨 집 근처에 공군부대가 있는데, 기봉씨는 공군들과 여러차례 마라톤을 뛰기도 했다. 하지만 그 건장한 군인들도 어느 하나 기봉씨를 따라오지 못했다. 기봉씨네 집에 걸려 있는 숱한 메달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시집으로 이사가면, 새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마냥 즐거운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기봉씨는 여전히 달릴 것이다. ‘맨발의 기봉씨’에게 파이팅을 해주고 싶다.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기봉씨네 집. 이정도면 절반은 끝난 셈이다 ⓒ 윤태

 

 

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기봉씨. ⓒ 윤태

 

 

건축 현장에서 물을 뿌리고 있는 기봉씨.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