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자전거 가져가신분 "꼭 좀 돌려주세요"

그루터기 나무 2006. 10. 1. 23:34

 

 

잃어버린 미니자전거(미니벨로), 가져가신 분 "꼭 좀 돌려주세요" ⓒ 윤태

 

 

2006년 10월 1일 저녁,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4485번지, 저희집 앞마당 주차장에서 자전거(종류 미니벨로, 사진)을 잃어버렸습니다. 자물쇠를 채워놓지 않고 잠깐 세워둔 사이 사라졌습니다. 혹시 누군가 장난으로 몇 번 타다가 아무 골목이나 버리고 갔나 싶어 한참동안 찾아보았지만 역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심야 시간, 혹시 자전거를 갖다 놨을까 싶어 몇번이나 밖에 나가 보지만 허전하기만 합니다.

 

잃어버린 그 작은 자전거(미니벨로)는 바퀴달린 단순한 자전거가 아닙니다. 선배가 애지중지하며 부품 새로 교체하는 등 잘 돌보던 것을 9월 초 서울 홍제동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선배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자전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14개월된 우리 아들 새롬이가 무척 좋아하는 자전거이기도 합니다.


그 자전거만 보면 새롬이가 “부웅~~”하며 입으로 소리를 내고 저는 짐받이에 태워 골목을 지나다니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새롬이는 연신 “부응~~~”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제 엄마 아빠하는 그 조그만 녀석이 무척이나 좋아하던 자전거인데...


비록 중고자전거였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천으로 닦아 윤내고 기름칠하면서 잘 돌봤습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나 레저용이라기 보다는, 우리 아이의 행복을 싣고, 이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웃음을 싣고 그리고 제가 자전거 배우던 그 어린 시절을 추억까지 싣고 달리던 자전거였습니다. 이 미니 중고자전거가 있으므로 해서 지난 한 달 동안 우리가족은 적잖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행복 하나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렇게 허전하고 속상할 수가 없습니다. 주로 제가 아기와 함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바라만 봤던 아내도 자전거가 없어진 뒤 무척 깊은 한숨과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아내는 차라리 절망에 가까운 표정이었습니다.


“새롬아, 이제 ”부웅~~“ 없다. 이제 ”부응“ 못타. 어떻게 하니?”


그까짓 자전거 한대 다시 사면되지 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형편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새 자전거를 사다놓으면 잃어버리기 십상이라 그렇게 하기도 참 애매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은 단종된 물건이라 잘 나오지도 않는다고 하더군요. 사실 최근에 자전거와 자전거 분실에 관한 글을 현장 사진과 함께 미디어다음에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자전거를 사랑하고 자전거에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자전거 가져가신분께 부탁드립니다.

 

제발 돌려주세요. 주차장 마당에 그냥 살짝 놓고 가시면 안되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잃어버린 우리가족의 행복 한 조각을 되돌려주세요. 가져가신 님께서 보시기엔 그냥 조그만 중고자전거일지 모르지만 제겐, 아니 우리 가족에게 있어선 행복의 끊을 연결해주는 소중한 물건입니다.


“부웅~” 하며 자전거를 찾을  14개월 박이 어린아기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지 않습니까?


자전거 가져가신 분!!


다시한번 부탁 드립니다..

 

우리 가족, 행복 한조각, 부디 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