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운전하기가 참 짜증난다. 바로 어제 내가 경차를 몰고 다닌다고해서 무시당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오늘 아침에도 또 그런일이 발생했다. 어떤 독자는 내가 경차라서 무시당했다기 보다는 경차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솔직히 어떤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느끼는 사람마다 다 다르니 말이다.
지금 들려주는 짤막한 이야기는 내가 경차이기 때문에 무시당한건지 아니면 운전자들 사이에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신경전’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가지 생각해본다. 내 차가 경차인 마티즈가 아니고 고급 승용차였다면 오늘과 같은 일이 과연 벌어졌을까?
오늘 (28일) 출근길 오전 9시, 8호선 성남 신흥역 우리은행 4거리 앞에서 신호대기중이었는데, 옆에서 누군가 경적을 울렸다. 옆을 보니 한달 전 인근으로 이사간 친하게 지냈던 우리 빌라 사람(형님이라고 불렀음)이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나는 반가운 마음에 창문을 열고 그 형님과 안부를 전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5초 늦게 출발했다고 추월해 의도적으로 내 앞을 가로막는 운전자
그때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고 그 형님에게 인사를 하느라고 약 5초 정도 늦게 출발했다. 그랬더니 여지없이 뒤에서 경적이 울리는게 아닌가. 내 잘못이니 할말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 발생했다. 뒤에서 경적을 울렸던 승용차가 차선을 바꾸더니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는 거북이 운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때 나는 사이드미러로 내 앞을 가로막은 운전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불만에 가득찬 얼굴로 사이드미러를 통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5초 늦게 출발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의도적으로 내 앞에서 거북이 운행을 하니 나는 옆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그랬더니 그 앞차가 방향지시등도 안켜고 내 앞을 또 가로막으며 거북이 운행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또 보았다. 나를 가로막는 그 앞차 운전자의 표정을 말이다. 좀전보다 더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나도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다시한번 차선을 바꿨다. 역시나 앞 차량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정말 짜증났다. 내가 5초 늦게 출발한 것이 뒤차에게 그렇게 불만이었단 말인가?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아니면 뒷차 운전자의 급한 성격을 탓해야 하는건가? 내가 경차가 아닌 고급차량이었어도 그랬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차선을 두개나 변경해 그 차를 앞질러 주욱 진행했다. 그리고 옆에서 그 운전자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심하게 일그러진 그의 표정을...그리고 생각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5초 늦게 출발해서...앞으로는 신호 바뀌면 즉각 출발하겠습니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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