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기사 제안>가을 낙엽에 대한 단상이 있나요?

그루터기 나무 2006. 11. 28. 23:59

 

 

 

독자 여러분들은 가을 낙엽에 대한 추억이 있으세요? ⓒ2006 윤태

 

 

바야흐로 낙엽의 계절이다. 봄, 여름, 가으내 푸른 모습으로 일관했던 잎사귀는 현란한 정도로 울긋불긋한 색깔로 변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요즘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갈 때 얼굴에 낙엽과 부딪히는 일은 많다. 가을속으로 빠져든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고독 속으로 빠져든다고 해야하나. 가로수 길을 걷다 머리에 살포시 내리는 낙엽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여름내 빡빡했던 잎새를 볼 때는 뭔가 꽉 찬 느낌과 함께 여유가 없어 보였는데, 훌훌 내리는 지금의 낙엽을 보고 있으면 가슴 한 켠이 구멍이 난 듯하다, 그 낙엽의 구멍 사이로 퍼렇게 조각조각으로 드러난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아파트 화단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열심히 쓸어 모으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그 '그림‘이 너무 예뻐 사진기에 담았다. 할아버지는 낙엽을 계속 쓸어 모으며 “아, 이것 참 쓸어도 쓸어도 계속 떨어지네.”라며 나를 보고 웃으셨다.


할아버지는 낙엽을 열심히 쓸어 모아 쓰레기 봉투에 담을 것이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실려가겠지? 그냥 태워질까 아니면 퇴비로 다시 태어날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생각나는 글 한편이 있다. 바로 이효석 님의 〈낙엽을 태우며〉이다. 낙엽을 태우며 느끼는 감상, 글쎄, 그 냄새가 한편의 글로 승화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흔히 보는 풍경 중 하나가 낙엽을 쓸어 모아 쓰레기 봉투에 담는 일이다. 좀 말랑말랑한 재질로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 걸어갈 때 부드러운 느낌이 좋기도 하지만 그 색깔 있는 자전거 도로(주로 황토색)에 떨어진 낙엽과 이를 밟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다. 그런데 환경미환원들께서 자전거 도로에 떨어진 낙엽을 치우다보니 그것을 밟은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


오늘도 그 낙엽길을 한 참 걸었다. 낙엽을 쓸어모으는 환경미화원들도 보았다. 내 마음 속에는 이런 바람이 있었다. 그 낙엽, 그냥 놔 두면 안될까 하고 말이다. 물론 그냥 둘 경우 나중에 썩고 들러붙어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겠지. 뭐 당연히 필요에 의해서 그것들을 치워내겠지만, 솔직한 내 마음으로는 그것들을 그냥 바라보고, 밟아보고, 때로는 낙엽을 태우는 일이 있다면 <낙엽을 태우며>라는 수필을 떠올림과 동시에 슬며시 매콤한 가을을 즐겨보는 일도 나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다음 독자 여러분들과 블로거 여러분, 요즘 떨어지는 낙엽 보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저처럼 글한편 써 보고 싶은 생각 안드시나요? <가을 낙엽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글을 써 보실 것을 제안합니다. 가을 낙엽에 대한 추억이나 시, 소중하거나 애틋한 마음을 담은 수필도 좋습니다. 멋나는 가을 낙엽 사진과 함께 올려주셔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