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그 넓은 공원에 화장실이 없다니...

그루터기 나무 2006. 10. 24. 20:05

지난 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처갓집에 갔다가 장인어른과 함께 근처에 있는 ‘메낙골 공원’에 올라갔다. 정확히 면적은 알 수 없지만 쾌 넓은 공원이다. 인근에 상가는 없고 아파트 단지와 단독, 연립 주택이 밀집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위치가 높아서 공원에 오르면 여의도 63빌딩이 아주 잘 보인다.


또한 이 공원에는 예쁜 유치원이 있는데 지난 2004년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애정의 조건’에 나온 유치원이기도 하다. 지대가 높아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열대야가 있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더위를 피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넓고 산뜻한 공원에 없는게 하나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공원을 찾은 날도 어떤 어르신들이 “화장실이 없네”하며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 이상하다. 유치원 놀이터처럼 조그만 놀이시설이 아닌한 어지간하면 조그만 간이 화장실이라도 있는게 당연한데 이곳에는 화장실이 없다. 근처에 위치한 마포구 도화2동에 위치한 복사꽃 어린이 공원의 경우 200여평 정도의 작은 공원인데도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그래서 10월 24일 해당 동사무소에서 문의해봤다. 왜 화장실이 업냐고. 동사무소에서는 공원을 관리하지 않는다며 해당구청 공원녹지과에 문의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해당 구청 공원녹지과에 문의했더니 한 공무원이 “그곳에 화장실이 없는 문제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공무원도 공원녹지과 소속이기는 하지만, 화장실 문제는 다른 사람과 통화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담당 공무원이 잠시 자리를 비워 메모를 남겼고, 이동 중에 전화가 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휴대폰에 찍힌 번호로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퇴근했는지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구청에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앞으로 화장실을 설치할지 아니면 어떤 특별한 이유에서 화장실을 설치하지 않는 건지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지만, 화장실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파트나 주택 밀집 지역 등 가까운 곳에서 공원으로 오는 주민들은 미리미리 일을 보고 공원에 올라와야 할 것이다. 반면 조금 먼 곳에서 화장실이 없는 곳을 모르고 올라온 사람들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당연히 화장실이 있으려니 하고 왔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아무 주택 대문을 두둘수도 없지 않는가?

 

 

 

 

신길동 메낙골 공원, 화장실이 없다 ⓒ 윤태

 

 

넓은 공원이다 ⓒ 윤태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 윤태

 

 

 

아래 사진은 화장실 시설이 잘 돼 있는 인근 복사꽃 어린이 공원 풍경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화장실을 자주 가시는데... ⓒ 윤태

 

 

마포구 도화동 복사꽃 어린이 공원, 화장실이다 ⓒ 윤태

 

 

작은 공원인데도 화장실이 잘 관리돼 있다ⓒ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