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난 방지 대책, 정말 없을까요?
자전거 절도, 양심에 맡기는 방법뿐이 없을까? ⓒ 윤태
"나도 중 1때 3일 타고 다닌 레스포(?) 자전거.. 당시가 93년도였나 92년도 였나.. 그때 36만원인가 주고 산 새 자전거 친구집 마당에 놔둔 거 누가 톱으로 잘라갔다. 아버지한테 x 맞듯이 얻어터졌음.. 아.. 서러웠다 그때.. 집에서 어머니께서 밥주는데 아버지가 빼앗아 버렸다"(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필명 Cyclon-미디어 다음>
"분당도 마찬가지예요. 전 분당에서 자전거 3대 도둑맞았습니다. CCTV를 설치해야지.. 허름한 자전거는 좀 오래가긴 하는데.. 그것도 결국 도둑맞았고요. 정말이지 자전거도둑들은....(중략). 아이들이 장난으로 타이어에 바람을 빼놓는 것도 많고요" <필명 baektong-미디어 다음>
"자전거는 녹이 어느 정도 슬어있는 허름한 중고를 사서 타면 도둑맞을 일 별로 없습니다. 참고로 전 중고 자전거 만원에 구입. 적당히 녹이 슬어있어 자전거 도둑들도 별 관심이 없나보더라구요. 이렇게 중고를 사게된 이유는 예전에 싸이클 뽀대나는 것으로 샀다가 도둑 맞았거든요." <필명 라인하트-미디어다음>
"나는 자전거를 약 3년정도 타고 있는데 그동안 6대 정도 잃어버리고 지금 7재 째입니다. 도독놈이 어찌 많은지 잠깐 옷갈아 입고 나오니까 금방 없어져 버리더라구요. 자전거는 우리나라 교통에 딱 맞는 것 같은데... "<필명 fruc-네이버>
성남 시내를 돌며 자전거 방치현장을 찍고 버려지는 자전거를 재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미디어 다음 블로그에 올린 후 약 100여개의 독자의견이 올랐는데, 주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기사의 초첨과는 좀 빗나간 내용이었지만 100여개 중에 80여개의 댓글이 자전거를 도둑맞거나 안장이나 기타 부품을 도난당했다는 내용으로 보아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람이 무척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자전거 기사가 나오니까 그동안 잃어버린 자전거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한꺼번에 쏟아내는 듯 했다
그런데 심각한건 한 두 번 도난당한게 아니라 두세개, 어떤 독자는 2년 사이 대여섯개의 자전거를 도둑맞았다고 댓글을 통해 밝혔다. 그것도 새 자전거로. 안장 등 부품 빼 가는 경우는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렇다고 안장을 휴대할 수도 없고...
자전거를 사고 싶어도 도둑맞을까봐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 보관소는 물론 집앞 골목 등등 가리지 않고 자전거 도둑이 극성이다. 자전거 보관은 아파트나 단독주택 어디에서나 불안하다. 사실 나 같은 경우도 5만원 수준의 새 자전거를 사고 싶은데, 세워둘 장소가 마땅치 않아 누가 준 중고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독자 중에서 새 자전거를 몇 번 잃어버리고 나서 아예 중고자전거를 구입해 도둑도 안맞고 마음 편하게 잘 타고 다닌다는 내용도 있다.
요즘 잘 나가는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네 집처럼 안마당이 있는 집이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런 안마당이 있는 집이 예를 들어 서울에 얼마나 많겠는가. 양극화 문제를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유한 동네의 으리으리한 저택에서는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도 충분하거니와 보완 자체도 확실하다. 그러나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의 자전거 보관 안전도가 확보돼 있지 않다.
자전거! 그저 레저용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나 출퇴근 등 꼭 필요한 사람들을 울리는 자전거 도둑, 자전거는 흔히 5-10만원이면 구입하는 것도 많지만 때론 100여만이 넘는 전문가용도 있다. 그런 고가의 자전거를 도둑맞으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닌 여러번 말이다. 기사 댓글을 살펴보면 그 심각한 상황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세워놓고 어디에서 어떤 용무를 보던, 도난에 대한 불안감은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다. 특히 새 자전거 주인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가. 안받아도 될 스트레스 같은데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이유로 이런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자전거 도난에는 잠금장치도 문제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전거 자물쇠는 일반 가정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절단기 (컷터-Cutter)하나면 아주 손쉽게 끊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22일) 근처 자전거를 수리하는 아저씨께 물어봤다.
"아저씨, 절단기로 끊을수 없는 자물쇠는 없나요?"
"왜요, 있지요. 특수금속이나 컷터로는 안끊겨요. 그런데 비싸서 그렇지요."
"얼만데요?"
"3만원"
정말 비싸다. 일반 자물쇠는 3천원인데 특수금속 자물쇠는 가격이 열배나 하니 선뜻 구입하기도 그렇다. 자물쇠 두 갯값이면 자전거 한 대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니 입이 벌어질 만도 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아무리 튼튼한 자물쇠를 채워도 없어지는 자전거는 없어지는 법)
그렇다고 이 자전거 도난의 악순환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통째로 집어 가는 것뿐 아니라 주요 부속품이나 몸체 일부를 떼어 가는 도둑도 마찬가지이다. 자전거 열풍이 불어 대중교통정책에 새 바람이 부냐 마냐 하는 시점이 올지도 모르는데, 도난이라는 적잖은 사람들의 고민 때문에 이렇게 훌륭하고 유익한 교통정책이 자꾸 밀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자전거 등록제. 제주도처럼 현재 실시하는 곳도 있고 자치구별로 자전거를 등록할 수 있지만 사실 제주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는 없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등록제가 실시되고 있다.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하면 개인정보 유출이 있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자전거 보급 활성화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해서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럼 정보유출이 되지 않으면서 자동차 등록제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예를 들어 새것이던, 헌것이던 자전거를 구입할 때 의무적(혹은 자율적)으로 번호 등을 포함한 마크를 새기도록 하고 등록은 자유제로 하는 것이다. 자전거 등록에 필요한 정보는 이름과 비밀번호로 하고.
그런데 그 많은 자전거를 전산 등록한다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사람 입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도 자전거 운행을 꼭 해야하는 사람한테는 절실할 것이다. 여하튼 등록제를 한다고 해서 도난 방지에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하면 절도범의 입장에서도 심적으로 부담을 가질테고, 우선 도난 문제는 어느정도의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문제, 바로 자전거 보관소이다. 사람이 뜸한 새벽 시간에 자전거 보관소로 접근해 대상을 물색한 후 단 5초면 절도가 이루어지는데 이에 대한 방지책이 필요하다.
자전거 보관소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자전거 열쇠를 가진 사람만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호막 같은 걸 설치하면 어떨까? 보관소에 들어갈 때 해당키로 인식해야 접근할 수 있도록 말이다. 결국 자전거 자물쇠의 열쇠를 훔쳐야만 보관소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보호막 설치로 공간이 더 필요하고, 열쇠 인식 장치 등 첨단설비 및 장치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상하지만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비 및 장치의 개발이 필요하지 싶다. 내 생각에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예산문제에 부딪혀 실행을 못하는 수가 많을 뿐이지.
그러나 시내 복잡한 대중교통의 대안과 개인건강의 유익함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자전거 정책에 대한 마인드가 확 열린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의식 있는 자치단체장이나 국회 혹은 산업자원부 등 정부기관 등에서 탁견을 내놓을 인재가 없을까? 매일 예산 타령만 하다가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탄 듯 흐지부지 되는 게 너무 많은 거 같다.
자전거 도난, 참으로 애매모호하다. 마냥 절도범만 탓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인이 아무리 잘 간수한다해도 그것과 상관없이 안타까움의 흔적만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지는 자전거. 자전거 도난은 즐거움과 그동안 자전거와 함께 했던 추억마저 잃어버리게 돼 사람들은 더욱더 마음 아파하는 것 같다.
올바른 양심에 호소하는 일 말고 실현가능한 방지책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daum 독자여러분은 이에 대한 방안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이 모습을 보는 주인은 가슴이 얼마나 쓰릴까? ⓒ 윤태
엄청 막히는 도로, 그 옆을 자전거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기분이 상쾌해 지겠지요 ⓒ 윤태
한강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 자전거는 이제 레저용만이 아니다. ⓒ 윤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고 분노하고 있는 미디어다음 독자들 ⓒ 미디어다음 캡쳐
성남 모란역 자전거 보관소. 얼마나 많은 자전거들이 도난당할까?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