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냉장고 꺼놓는 슈퍼마켓 주인이 어딨어요?"
우유 등 음료수를 마시고 배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유제품 등을 먹고 탈이 났다는 소식은 뉴스보도를 통해 종종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때마다 제조상의 문제냐, 유통, 보관 과정의 문제냐 하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매년 나오는 단골 뉴스중에 하나인데요, 냉동탑차가 냉동기를 작동하지 않고 운행한다는 소식입니다.대부분 지입차량이어서 탑차 냉동기(자동차 에어컨처럼)를 작동하면 기름값이 훨씬 더 나오기 때문에 냉동기를 끄고 운행하는 경우입니다. 식품이 상할 우려가 있지요. 이 내용은 지난 6월 KBS, SBS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 된 바 있습니다.
오늘 새벽, 성남 모처에 있는 슈퍼마켓 풍경을 살펴봤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슈퍼마켓 주인이 밤에 냉장고를 꺼놓고 다음날 켜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우유제품이 상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새벽 5시 몇군데 슈퍼를 돌아보니 유제품을 비롯해 캔, 병 음료 등 냉장고의 불이 모두 꺼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날이 밝기 무섭게 촬영했던 슈퍼마켓 세군데를 모두 찾아가봤습니다.
제가 짐작했던 대로 냉장고는 작동하는데 역시 냉장고 안 형광등 불만 꺼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슈퍼의 경우 한달에 5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나오는데, 이중 20만원 정도가 냉장고 때문일 거라고 주인은 추정하고 있더군요.
아침에 일찍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음료수를 제공해야 하는데, 왜 냉장고를 꺼놓느냐는 것입니다. 서비스 차원에서 그럴수는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말이지요. 그리고 냉장고 전원을 껐다 켰다 하면 요금이 훨씬 많이 나온답니다.
가정에 있는 냉장고처럼 가게 안 냉장고도 일정시간 작동하고, 멈추고 그렇답니다. 시원한 상태로 만들려면 적어도 4-5시간 걸리는데, 굳이 밤중에 꺼놓을 필요가 없지요. 만약에 12시에 문을 닫고 8시에 문을 연다고 가정하고 냉장고를 꺼둘 경우 새벽 서너시에 냉장고를 켜야한다는 얘기지요. 잠자다 말고 누가 그러겠습니까?
그 슈퍼마켓 주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모르죠. 혹시 자린고비 주인이 있다면 냉장고를 꺼놓을수도 있겠다‘”고. 그러나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여하튼 지나가다보면 불 꺼진 슈퍼마켓 안 냉장고, 자칫하면 지나가는 이들이 오해하는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지난 번 냉동탑차 냉동기 끄고 달린다는 기사에서 몇몇 독자들이 “한 여름밤 슈퍼 주인이 냉장고 불 꺼 놓는다”고 오해(아래 캡쳐장면 참조)를 하더군요. 식품사고 관련기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우유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빈번한 여름에는 오해받기 딱 좋습니다.
사실 형광등 켜는 요금은 그리 많지 않으니 이런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도 냉장고 불은 켜 놓는게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슈퍼마켓 주인 마음이지만요.
오해에 관한 진실을 풀어봤습니다.
한 포털의 식품사고 관련 기사에 슈퍼마켓 주인이 밤새 냉장고를 꺼놔 우유가 상했다는 의견이 올라 있다. ⓒ 네이버캡쳐
22일 새벽 5시 거리로 나가봤다 ⓒ 윤태
대로변의 슈퍼마켓, 냉장고가 잘 작동되고 있다.ⓒ 윤태
한 슈퍼마켓은 냉장고 불이 꺼져 있다. 불만 꺼진채 잘 작동하고 있다.
플래쉬를 터트리고 촬영한 상태 ⓒ 윤태
또 다른 슈퍼, 불이 꺼져 있다. ⓒ 윤태
빛이 있는 부분은 카메라 플래쉬가 반사된 것, 역시 냉장고는 잘 돌아간다 ⓒ 윤태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