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112뿌리 캐 횡재....알고 보니
<월악산에서 산삼 112뿌리를 무더기로 발견했다는 농부. 산삼협회까지 낀 사기극으로 밝혀졌습니다> 사진 : 윤태
어제 저녁 참으로 어이없는 소식이 뉴스보도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지난 5월 충북 제천 월악산에서 산삼 112뿌리를 캐 횡재를 했다는 농부. 알고 보니 산삼협회까지 낀 사기극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산삼 112뿌리를 캤다는 충주의 이 농부는 밭일을 하다가 잠시 눈을 붙였는데 큰 무를 뽑아먹는 꿈을 꾸고 월악산에 올라가 그 많은 산삼을 발견했다며 언론을 통해 밝혔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모두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니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당시 이 소식을 전했던 방송, 인터넷, 일간지 등 5개사 매체의 해당기사를 다시 찾아봤는데, 모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산삼을 캔 농부의 신상 즉 이름과 나이 심지어 사는 지역(시, 면, 리)까지 상세히 적혀 있고, 산삼을 캔 장소(월악산 7부 능선)도 다 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기극을 벌인 산삼협회 감정위원들이 시가 4~5억원 정도 한다고 언론플레이까지 했습니다. 사기극을 꾸민 협회에서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 산삼 캔 사람의 신상이나 캔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칩니다.
그런데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 썼다는게 말이 되나요?
기가 막힐 노릇이군요. 초등학생을 무시해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이쯤되면 아닌 게 아니라 초등학생도 이 기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집에 4~5억원 상당의 산삼 있다”
로또 복권 당첨된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요?
언론사 기자들이 산삼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라 진짜인지 가짜인지 감정을 할 순 없겠지만 이러한 보도자료가 나왔을 땐 다시한번 확인해야 하고 설령 주최측(협회)에서 구체적인 신상정보 노출을 부탁 혹은 요청했다고 해도, 그렇게 기사를 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정녕 모르고 있었다는 얘깁니까?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이번에 또 자세히 살펴보니 당시 그 기사 즉 오보였지요. 여하튼 기 기사를 전했던 언론사는 이번 산삼 사기극 뉴스를 전하지 않았네요. 오보에 대한 사과기사 혹은 해명기사를 짧게나마 올려야함이 맞지 않을까요?
"아니면 말구~~" 이런 건가요??
잘못이라면, 산삼협회서 준 보도자료 베껴 쓴 잘못밖에 없다는 말씀인가요??
<지난 5월 당시 산삼 112뿌리를 캤다는 소식을 전한 한 언론사의 뉴스보도에 대한 네티즌들의 리플. 산삼 캔 사람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내용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질타하는 내용으로 거의 채워져있다.>
<당시 산삼 112뿌리 기사를 전한 매체들. 읽어보면 산삼 캔 사람의 사는 곳 및 이름, 나이와 산삼 캔 장소가 상세히 나와 있음을 알 수 있다>